멜버른 자동차 여행 3일 차 – 필립아일랜드 Nobbies 센터, 처칠 아일랜드 헤리티지 농장, Bassine 치즈가게, 야라벨리로 이동
3일 차는 일정을 비교적 느슨하게 짰다. 펭귄 퍼레이드와 묶음 상품으로 구매한 티켓으로 아침부터 필립섬을 산책하였다. 전날에는 정신없고 어두워서 몰랐는데 필립섬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다. 티켓을 이용하여 Nobbies 센터 안의 전시관을 먼저 관람하였는데 필립섬과 이곳 펭귄에 대한 설명이 전시되어 있었다. 생각보다 작은 규모에 살짝 실망하려던 순간, 센터 밖의 산책로로 나갔다가 정말 놀랍게 아름다운 바다와 풍경을 마주하고 말았다. 감탄하며 산책하다가 보니 바다와 닿은 절벽을 따라 산책로 근처에까지 수많은 작은 나무상자들이 놓여 있었다. 그것은 바로 펭귄의 집이었다! 상자 속은 어두워서 거의 보이지 않지만 어젯밤에 본 작은 펭귄의 아기 펭귄이 웅크리고 있는 모습을 멀리서 볼 수도 있었다. 이런 절벽을 그 작은 몸과 짧은 다리로 매일매일 오르내릴 펭귄이 삶이 또 짠해지는 순간이었다. 필립섬은 펭귄의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이곳에 살던 주민들이 모두 이주하고 펭귄 친화적인 환경을 만들었다고 한다. 펭귄을 보호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도 아름다운 섬이다.
풀숲에 있는 작은 상자들이 펭귄의 집
다음으로는 묶음 티켓 상품 중의 하나인 필립섬에 있는 농장을 갔다. 초기 이곳 정착민의 집을 잘 보존하여 관람할 수 있게 되어있는데 정말 엔틱한 소품 하나하나까지도 너무 아름다운 집이었다. 이 농장에서도 양털깍이 쇼를 하는 것 같았는데 우린 시간이 맞지 않아 볼 수 없었고 여러 종류의 가축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데 아이들과 오기 좋은 농장이다. 그러나 그동안의 일정 동안은 그리 덥지 않았는데 이날은 한낮이 되면서 너무너무 더웠다. 그늘도 없고 정말 너무 더워서 지치는 날씨였다. 그리고 호주 닭들은 한국 닭보다 훨씬 큰데 닭이 이렇게 높이 뛰며 퍼득이는 것을 처음 바로 옆에서 겪어 아이들이 소리 지르고 난리가 났었다. 닭도 새였구나 느끼며 우리는 너무 치쳐 필립섬 투어를 마무리 지었다.
헤리티지팜에 있는 1872년 가옥
필립섬을 나가면서 치즈를 만들어 팔기도 하고 치즈와 우유로 만든 음식을 파는 가게가 있어 늦은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들어갔다. 구글맵에 별점이 높았지만 치즈라니 느끼하겠군 하며 별 기대 없이 들어갔는데 너무너무 맛있는 것이다. 직접 농장도 운영하면서 그 우유로 만든다는데 이렇게 맛있는 밀크셰이크라니. 게다가 빵도 이곳에서 구운 것 같고 빵 사이에 녹아들어 있는 치즈는 정말 말로 표현 못하게 맛있었다. 느끼하긴커녕 추가로 더 시켜먹고 아이들은 그곳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까지 사 먹었다. 다른 테이블은 현지인들은 주로 와인과 치즈 플레이트를 시켜 먹던데 우리에게는 치즈 플레이트 도전은 아직 좀 부담스럽다. 이 가게가 동네에서 유명한지 식사하는 내내 현지인들이 끊임없이 와서 치즈와 우유를 사 가곤 했다. 아무래도 우리가 핫한 식당에서 맛있게 한 끼 해결한 것 같다.
오늘의 숙소는 야라밸리에 위치한 골프장과 함께 있는 숙소이다. 여행의 마지막 날까지 이틀을 머물렀는데 비싸지도 않으면서 한적하고 휴식이 되는 숙소였다. 특히 골프장에는 어찌나 많은 캥거루들이 있는지 모른다. 아빠와 아들은 여자들이 쉬는 사이 골프도 잠시 하고 왔는데 아들이 캥거루가 공에 맞을까 봐 걱정됐다고도 했다. 숙소가 차로 한참 들어온 한적한 곳에 있어서 식사하러 어쩌나 가나 너무 피곤하다 생각하고 있다가 그냥 비싸도 여기서 해결하자 결심하고 식당으로 갔는데 가격도 저렴한 데다 바비큐가 어른 한 명 가격에 아이 한 명은 공짜 이벤트를 하고 있어서 이틀 내내 아침저녁 모두 숙소에서 해결하였다. 호주에서 겪어보니 외곽으로 시골로 갈수록 음식값이 저렴하고 양이 많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