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새해가 되면 작년과는 다른 삶을 보내기 위해 새로운 계획을 만들고, 새로운 목표를 설정한다.
더 나아진 모습을 위해 한 해 중 1월 , 2월은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 힘쓰는 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나도 마찬가지이다. 새해가 되고 나서 내게도 달라진 점이 있다.
가장 큰 변화이자 결심은 나 자신을 위한 지적인 활동을 투자하기로 한 것이었다.
거창한 것이 아닐지라도 삶 속에서 내가 최소한으로 할 수 있는 것들로 말이다.
예를 들어 영어원서 모임이라던지, 요가라던지, 글쓰기 모임이라던지.
사실 이 세 가지가 현재의 내가 최대로 활동하고 있는 것들이며, 업무 다음으로 집중하고 있는 것들이다.
나의 심신을 회복시켜 주며 내적인 에너지를 많이 생산시켜 내고 그 에너지로 살아게끔 하는 활동들.
여행으로 인해 모든 집중과 시선이 외부에 쏠려 있었던 작년과는 달리 올 한해는 차분히 내면에 집중할 수 있는 활동들에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방황하며 보냈던 작년과는 달라서였을까. 아니면 루틴 잡힌 삶에 집중하고 노력하는 올해여서였을까. 외부의 즐거움이 아닌 내면으로부터 오는 즐거움이 꽤나 잔잔하고, 오래 지속될수록 성취감과 기쁨이 배로 되는 것을 느껴간다. 이러한 활동들은 요즘 나의 행복의 원천이기도 하며, 나의 삶을 지탱해 주는 동력이기도 하다. 더불어 내가 나의 모습을 정의하고 구현해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 무언가의 이상을 차지한다.
나의 활동들 중 첫 번째는 영어 원서모임이다. 현재 원서모임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에만 집중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을 읽고 있는데, 그 기반은 스토아학파에서 비롯된다. 스토아학파는 금욕주의 철학으로 알려져 있는데, 로고스로 대표되는 보편적인 이성과 금욕적인 삶을 중시했다. 그래서 그럴까? 책을 통해 보다 감정적이었던 내가 이성적으로 변해가고, 보다 기복이 있었던 내가 정서적인 평온함을 찾게 되고, 보다 정신없이 살던 내가 중요한 것에만 집중하는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 그리고 나의 삶이 꽤나 단순해진 만큼 행복도 또한 올라갔다. 나의 정신과 마음에 더욱 힘을 쏟고 집중하는 시간으로부터 굉장히 행복함을 느끼고 그에 맞춰 변해가는 나의 모습이 꽤나 마음에 드는 요즘이다.
두 번째 활동은 요가원인데, 요가원을 다니고 있는 나의 모습에서도 변화가 일어났다. 현재 다니고 있는 요가원을 다닌 지는 작년부터 시작하여 약 5개월이 되었다. 사실 작년까지는 요가수업 출석률이 좋지 못했고 , 요가수업에 온전히 집중을 잘 못해냈던 나였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출석률도 주 3회에서 최대 주 5회까지 늘려가며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벗어나 고요한 공간에서 나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나가는데 노력을 쏟고 있다. 생각이 복잡하고 가끔씩 우울해지는 나에게 몸을 움직이는 시간은 나를 정신적으로 더욱 건강한 사람으로 만들어주며 계획한 바를 이뤄내게 하는 힘을 건네주고 있다. 요가의 어렵고 힘든 동작들을 통해서는 인생을 견뎌내 가는 과정을 배우며, 쉬운 동작들을 통해서는 내려놓음과 쉼에 집중을 하고 있다. 인생의 주인인 ‘나’라는 사람이 세상에 부딪쳐 헤쳐나갈 힘을 요가로부터 힘들고 어렵고 쉬운 다양한 느낌의 동작들을 통하여 배워가고 한결 성숙해져 간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활동은 글쓰기모임인데, 바쁜 환경 속에서 잘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 끝에 결심하고 참여한 활동이다. 제주에서 지내는 동안 책 읽고 글 쓰는 삶이 나의 로망인 만큼 글쓰기모임에 참여하는 것은 제일 꿈꿔왔던 것 중 하나이다. 그럼에도 이 세 가지 활동에서 제일 늦게 시작했다는 것은 아직도 나 자신이 행동보다는 생각이 앞선다는 것이기도 하겠다. 여하튼 글쓰기모임에 참여한 이유는 혼자서는 도무지 글이 써지지 않아 다소 강제적인 환경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주일에 한 번은 꼭 한 편의 글을 쓰고 싶었기 때문이다. 글쓰기 모임을 통해 글을 써 내려가며 나 자신을 성찰하고 깊이 있게 바라보는 시간이 현재 내가 살아가는 시간들의 의미를 더욱 짙게 만들어준다. 글 곁에 오래오래 머무르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지금의 나는 이 세 가지 활동들 모두 놓치고 싶지 않다. 아니 올해까지의 나는 아마 그러할 예정이다. 정신적 활동과 지적활동을 꾸준히 해내기 위해서는 매달 약 35만 원의 비용이 지출된다. 그럼에도 내가 올해 이 세 가지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나 가보려는 이유는 보다 내 마음을 잘 다스리고 스스로를 훈련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앞섰기 때문이다. 내면이 건강하고 단단해진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내면의 가치를 눈여겨볼 줄 알고 , 내면에 집중할 때 피어 나오는 행복을 놓치지 않는 나의 모습을 다짐해 본다.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더욱 알아가고 있는 요즘, 그리고 삶의 만족도가 제일 좋은 시기인 지금 , 이 세 가지 활동들과 그로 인해 생겨나는 내면의 가치와 행복이 나에겐 고단한 삶을 버티게 해주는 동력이자 행복이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