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번째 마을] 고산 트래킹과 무명서점
제주의 서쪽 끝 고산리. 보통은 이곳까지 여행자들의 발걸음이 미치지 않는다. 차귀도 포구를 찾는 낚시 애호가들이라면 모를까. 제주도 서쪽이라 하면 으레 협재해변이나 신창 풍차 해안도로를 떠올리는데, 해안도로를 따라 좀 더 내려가면 그 끝에 오늘 소개하는 고산리 마을이 있다. 이런 곳에 뭐가 있을까 싶지만 의외로 볼 것이 많고 핫하진 않지만 잔잔한 매력이 있다. 화산학의 교과서라 불리는 수월봉을 시작으로 마을 안에 있는 작은 독립서점과 카페 그리고 차귀도 포구까지.
우리가 몰랐던 제주 이야기에서 소개하는 여덟 번째.
고산리가 어디야? 제주 서쪽마을 '고산 트래킹'과 '무명서점'
고산리 마을에 들어서면 넓은 평야와 옹기종기 모여있는 시내를 볼 수 있다. 만약 이곳을 처음 찾았다면, 가장 먼저 수월봉을 찾아가 보자. 높이 77m의 사화산인 수월봉은 오르는 길이 어렵지 않다. 남녀노소 쉽게 산책할 겸 다녀오기도 좋은 코스로 들이는 품에 비해 어마어마한 절경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수월봉의 서쪽 해안 일대에서는 연안 조류와 해식 작용으로 깎인 절벽을 볼 수 있다. 아래로는 산책길이 있어서 걸어내려가면 좀 가까운 곳에서 경이로운 자연의 신비를 마주할 수 있다. 이곳에 오면 왜 여기가 화산학의 교과서라 불리는지 실감이 난다. 미리 문의하면 마을 해설사를 통해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정상까지 오를 수 있으니 참고하자. 수월봉 아래로는 엉알해안산책코스가 있어 트래킹을 하기에도 좋다.
수월봉 입구에는 전기자전거 대여소도 마련되어 있다. 전기로 달리는 자전거는 생각보다 속도가 빠르다. 헬멧과 보호장비를 제대로 착용하고 고산리 주변을 돌아보자.
그렇게 시원한 가을바람을 느끼며 주변을 달리다 보면 어느새 뉘엿뉘엿 제주 서쪽마을의 해가 저문다. 바로 앞 차귀도를 배경으로 해안선 너머 붉은 노을을 뽐내는 일몰을 감상해보자.
고산리에서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추천하고 싶은 곳은 두 군 데 정도이다. 수월봉 입구에 있는 정자와 차귀도 포구.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차귀도와 해의 어울림이 달라진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포구에서는 정말 맛있는 오징어도 함께 곁들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차귀도 포구에서 파는 반건조 오징어를 좋아한다. 한동안은 제주로 여행을 오는 지인들마다 이곳에 데려가 노을을 보여주고 오징어를 먹였을 정도로. 그 집에서 따로 커미션을 주는 건지 묻는 친구들이 생길 때쯤에야 발걸음이 뜸해졌다.
포구에 들어서면 약 열 군데 정도의 오징어 판매소가 있다. 다른 곳에서도 몇 번 먹어봤지만, 그중에 '선희네'를 가장 선호한다.
무명서점은 고산리의 지질 트레일과 함께 이 지역을 찾는 친구들에게 자주 추천하는 장소이다. 시, 사랑, 정치, 자연을 담은 책들과 여러 독립 서적들을 함께 다루는 책방이다. 북토크와 독서모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운영하는 주인장이 있어, 기간만 잘 맞춰 간다면 더없이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다. 책을 좋아하는 여행자들에게 이미 잘 알려진 제주 책방이다. 평소 책에 관심이 많다면, 방문 전에 인스타그램 공지를 확인하고 북토크나 독서모임에 참여해보자.
* 고산리 주변 아늑한 카페들도 많다.
* 제주고산리유적지 홈페이지를 참고해 좀 더 깊게 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제주 서쪽에서 찾은 핫하지 않아 더욱 매력이 넘치는 마을 '고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