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마을] 그대가 무엇인지를 알려면그대가 무엇이 아닌지를 알라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에 있는 도시 바라나시. 겐지스 강 중류에 있는 바라나 강과 아시 강을 합쳐 붙인 지명으로 '신성한 물을 차지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생애 한번은 꼭 가봐야할 도시로 손꼽히며, 어떤 이들은 인도여행 필수코스라고 소개하기도 한다. 그런 바라나시를 제주에서 만날 수 있다면? 여행 내내 오름과 바다를 보며 제주를 느꼈다면, 이번엔 제주 안의 바라나시를 만나보자.동 횟집 골목 속에 숨겨진 '바라나시 책골
용담동 횟집 골목 속에 숨겨진 '바라나시 책골목'
우리가 몰랐던 제주 이야기에서 소개하는 네 번째.
'바라나시 책골목'
바라나시 책골목은 구불구불한 해안선을 따라 형성된 동한두기 횟집거리에 자리잡고 있다. 용연구름다리가 보일 정도로 걸어 들어가면 4층짜리 횟집 건물 사이에 푹 꺼져있는 빈 공간을 찾을 수 있다.
휘향찬란한 색으로 칠해진 대문과 그 안으로 슬쩍 보이는 파란 지붕은 수조를 대문 앞에 내새운 옆 가게들 속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샨티"
바라나시 책골목은 입구에서부터 평화를 전하며 방문객들을 반긴다.
드르륵.
철로 된 미닫이 문을 열고 들어서면 특유의 향 냄새가 깊게 느껴진다. 인도풍의 잔잔한 노랫소리가 깔리고, 주인부부가 나와 간단한 인사를 건넨다. 가게 안은 작지만 오밀조밀하게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메뉴는 짜이와 핸드드립 커피.
짜이는 차이라고도 불리며 인도에서는 어디서나 쉽게 마실 수 있는 음료이다. 홍차에 우유, 설탕, 향신료를 넣어 만든 인도식 밀크티로 은근하게 끓여 따뜻하게도 즐길 수 있고 얼음을 동동 띄워 차갑게도 마실 수 있다.
위에 명시되어 있듯이 카드 결제기가 없기 때문에 현금이나 계좌이체만 가능하다는 점은 참고해두자.
북카페 내부를 가득 채운 책장에는 인디아 여행 서적과 고대 현자들의 책들이 알차게 꽂혀있다. 그리고 한쪽에는 판매중인 도서와 독립서적 코너도 마련되어 있다.
내부가 크지 않기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기보다는 혼자 여행을 온 관광객이나 두 명 정도의 인원이 채워지는 편이다. 몇 번 가본 경험에 의하면 자리가 많지 않아서인지 대체로 합석에도 굉장히 자유로운 편이고, 서로서로 이곳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머물다 가기 위해 노력하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
더운 여름과 어울리는 아이스 짜이를 주문하고 나면, 작은 쿠키와 그날의 메세지를 담은 띠지가 함께 나온다. 갈 때마다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우연찮게도 매번 마음이 동한다는 건 참으로 신비로운 일이다.
'그대가 무엇인지를 알려면, 그대가 무엇이 아닌지를 알라.' 둘이여도 좋고 셋이여도 상관없지만 개인적으로는 혼자 가는 걸 추천하며, 반나절쯤은 이곳에서 머물며 나 자신에게 귀를 기울여보는 것도 좋겠다.
주의할 점은 주말 영업은 하지 않는다.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이며, 이외의 휴무는 공식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 현재는 여름휴가 기간(7월 11일 ~ 8월 18일)이니 방문 전 체크해두자.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삶을 만들어 갈 힘을 지니고 있고, 또 실제로 그렇게 삶을 창조해 가고 있다. - 욘게이 밍규르 린포체 / 주인 부부가 책장 사이로 표시해둔 문구들에는 이곳을 찾는 손님들에게 전하는 담백한 위로와 응원이 담겨 있다.
용담동 마을에 꽁꽁 숨겨진 북카페
'바라나시 책골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