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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마음

-시를 쓰며 답답한 마음 풀어주기

by 서로


새의 마음

-서로


작은 새를 본다


저 새는 어찌

손과 팔을 놓고

날개를 얻을 수 있었을까

어찌 그리 지혜로울 수 있었을까


어느 것도 쥘 게 없어

손이 없어도 되는 마음

너른 날개를 키워내는 마음

오는 바람 가는 바람 시린 바람

그 무엇도 거스르지 않으며

하늘을 따르는 간절함으로

굳세게 키워낸 다부진 날개를

바다처럼 고르게 펼쳐내는 마음

그 마음이 지혜였던 게 아니었을까


두 손도 모자라

등에도 짐을 멘 어떤 이

조그만 창가에 쪼그려 앉아

저 먼 작은 새를 그저

보고 또 본다





답답했다. 답답함을 치유하고 싶었다. 속이 뻥 뚫렸으면 했다. 그래서일까. 요즘 자꾸 하늘을 본다. 넓은 하늘을 보고, 노을을 보고, 밤달을 보고, 날아가는 새를 본다. 한없이 창밖 하늘을 보고 있으니 새가 부러워진다. 새가 되고 싶은 거겠지. 새의 마음을 모르는데 어떻게 새가 될꼬. 새의 마음을 헤아려 본다. 그리고 시를 쓴다.


땅의 일만 생각하느라, 허리 굽혀 땅만 보고 사느라, 하늘의 일, 허리 펴고 하늘 보는 일을 그동안 소홀히 했던 것 같다. 다시 시를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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