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며 산란한 마음 챙기기
눈이 멀지 않도록 눈을 감는다
-서로
한낮에 고개 들어
하늘을 바라보니
태양빛이 쏟아져 내린다
짙은 강렬함에 눈이 멀까봐
질끈, 눈을 감았다
끝없이 타오르는
저 태양에는
별도 밤도 없으려나
대기권이 얇은 화성은
노을빛이 무척
투명하고 푸르다던데
여기 지구는
딴데서 끌어다 만든
온갖 휘황찬란한
가짜 빛들이 넘쳐나
자꾸만 저 먼 푸른
별빛을 가린다
눈떴지만 눈먼 세상
광대함을 못 느낀다는 건
영원한 슬픔이다
가짜 빛을 떠나
조용한 밤을 찾으려
눈을 감으니
청량한 바람이 느껴진다
우주에도 바람이 부나보다
그냥 맘 가는대로, 떠오르는대로 끄적였다. 별반 고치지 않고 그대로 기록으로 남겨본다. 휘황찬란, 피곤하고 복잡한 세상 빛에 눈 멀까봐 잠시 눈 감고 내 속에 들어 앉아 있으니, 문득 바람이 느껴졌다. 뭘까. 무슨 바람일까. 자꾸만 밖이 아니라 속으로만 길을 내려 하는 나. 방학 중이다. 지금은 좀 그래도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