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를 쓰며 자기성찰의 시간 가지기
둥지
-서로
자유로운 새들도
둥지를 틀 때가 있다
알을 품었을 때
아기새를 돌볼 때
그리고
아픈 새가 있을 때
둥지에
알도, 아기새도,
아픈 이도 없다면
그것은 둥지가 아니라
바벨탑같은 게 아닐까
그대의 둥지에는
무엇이 있는가
꿈을 품은 알도, 아기새들도, 게다가 아픈 이들까지도 품고 있는 곳. 그곳이 지금 내가 있는 곳. 언제 이들을 다 날려 보내고, 둥지 털고 훨훨 날아갈 수 있으려나. 이러다가 나도 날개 있던 줄 잊고, 떠날 때 되었을 때는 막상 못 날지도 모르니 가끔씩이라도 이렇게 계속 뭔가를 끄적이면서 퍼덕퍼덕거리며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