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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lly 샐리 Dec 30. 2018

29살의 어학연수...작지만 매력적인 몰타

화려하진 않지만, 매력적이다.

몰타의 여름은 겨울보다 더 매력적이다.


몰타도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지만, 뚜렸한 4계절은 아니다. 

몰타의 여름은 겨울과는 달리 비가 내리지 않는 쨍쨍한 해를 볼 수 있다.

나의 29살에 떠난 몰타는 겨울이 시작하는 11월이었다. 11월 중순 부터는 바람이 많이 불고, 비가 내리면서 몰타의 비수기인 겨울을 시작으로 나의 몰타 생활을 시작했다. 

몰타를 즐기려면 몰타의 여름에 있어야 하는데 지난 7개월의 유럽 생활에서는 몰타의 여름을 보내지 못했다. 

여름엔 매일이 축제 같은 곳이 몰타다. 


7월엔 몰타는 40도가 넘게 오르기도 하지만, 한국처럼 엄청 습한 날씨가 아니라 그래도 그늘에 있으면 많이 덥지는 않다. 또한, 한국은 여름에 장마철이 있지만, 몰타는 여름 내내 햇볕 쨍쨍이다.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정말 휴양 하기에 좋은 곳이다. 

여름엔 정말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지중해 중심에 위치해 있어서 유럽, 아프리카로 여행이 용이한 몰타의 위치 특성으로 인해 몰타에 7개월 있으면서 12개국 25개 도시를 여행했다. 

몰타는 제주도의 1/6 크기라고 해서 많이 작다고 느꼈지만, 몰타에서 생활하면서 몰타가 작다고 느끼지 못했다. 몰타는 다른 유럽에 비해 화려하진 않지만, 이곳만이 주는 편안함이 있다.

뭘 특별하게 하지 않아도 편안한 그런 마음...그래서 몰타에서 처음 다른 유럽을 여행하면서는 사실 몰랐다.

몰타가 주는 매력이 무엇인지....


몰타가 주는 매력 중에 하나는 몰타에서 다른 유럽으로 여행하는 비행기값이 저렴하다. 몰타에서 가까운 로마의 경우엔, 왕복 원화로 40,000원 정도....스페인도 비슷하다. 


물론 성수기 여름에는 가격이 오르지만, 저렴한 티켓을 구할 수 있다. 

보통 왕복 6~7만원 정도하는 비행기 티켓 값은 여행을 가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그런 마음이 들게 했다. 

한국에서 유럽을 이렇게 가다 가는...아마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야 하지만, 이곳에서는 저렴한 비용으로 유럽 곳곳을 여행할 수 있다. 

이 부분을 읽는 분들이 드는 생각은 아마 딱 한가지이지 않을까? 그럼 학교는 안간건가? 

내 대답은 수업은 가능한 빠짐없이 들었다. 

내가 몰타에서 어학연수를 하는 동안 몰타에 있을 때, 금요일이 거의 홀리데이라서 목요일 오후 출발해서 일요일에 오는 여행을 많이 했다. 또한, 나는 수업이 완전히 끝나고, 한 달의 여행 기간을 포함해서 비자를 받은 덕분에 그 한 달 동안 거의 여행을 다녀와서 수업에 거의 빠지지 않을 수 있었다. 


내가 몰타를 가기 전에 스스로에게 한 약속은 바로…'가능한 수업은 빠지지 말자' 였다. 

수업을 빠지기 시작하는 순간 이러 저러한 핑계를 대며, 분명히 갈 수 있음에도 가지 않게 되기 때문에 몰타 가기 전에 수업은 꼭 가자가 나 스스로의 약속이었다. 

수업에 빠지지만 않으면 뭐라도 남는게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내 스스로 내린 결론이었다. 그래서 몰타에 있는 동안 파티가 있던 다음 날에도 술을 먹어 힘들어도 수업엔 갔다. 

몰타에 있다 보면 처음엔 나가다가 수업을 거의 나가지 않는 친구들도 봤다. 물론 그들한텐 수업보다 여행이 중요하겠지만, 어디를 가든, 특히, 몰타에 온 이유에 대해 명확히 하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몰타의 경우, 성수기엔 축제가 많고, 여행 하기에 좋은 위치에 있다 보니 어학연수를 왔음에도 가장 우선순위를 잊고 다른 거에 빠진 친구들을 종종 보기 때문이다.


여행과 영어공부...둘다 할 수 있는 이곳 몰타..

29살 나의 첫 어학연수로 몰타를 선택한 이유는 이렇게 늘어났고, 몰타는 처음부터 끝까지 나에게 정말 많은 매력을 주었다. 사실 어느 곳이든 어느 정도 적응하고 익숙해지면 그 곳이 좋은지, 소중한지 잊게 되는 것 같다. 

나도 몰타에 있으면서 그랬다. 그래서 몰타의 익숙함에 새로운 다른 유럽 국가가 좋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몰타에 있다가 다른 유럽 국가들을 가면 몰타보다 화려한 건물과 그 나라만의 음식들....그런 것들에 매료되어 몰타의 가치를 잊었던 적이 있다. 하지만, 그러한 화려한 매력도 잠시..몰타의 편안함과 느긋한 그들의 생활이 그리워지고, 화려하진 않지만, 자연 그 자체가 주는 아름다움이 있는 곳이 몰타다. 그래서 어느 유럽 국가를 가도 몰타를 그리워하고 살고 싶어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몰타 사람들은 자신들이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의 가치는 돈이 우선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가족이 우선이다. 

요즘 들어서야 돈이 우선이 아닌, 자신의 삶이 우선이 된 한국 사람들이 많지만, 아직도 우리에겐 돈이 우선이다. 

사실 돈이 없으면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없는 것은 맞다. 하지만, 우린 돈에 매달려있는 비중이 너무 큰게 아닌가 싶다. 나 또한, 남들에게 보여지는게 우선이었고, 내가 정작 뭘 원하고, 뭘 하고 싶은지 모르는 그런 삶을 살았다. 

몰타에서 처음엔 익숙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 보는 나의 모습이나 보여지는 삶이 아닌 자신을 위한 삶을 사는 유럽 사람들의 모습이 처음엔 낯설고 적응되지 않았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29살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떠난 몰타는 남이 아닌 나를 먼저 챙기는 삶을 살 수 있게 해준 것 같다. 


사실 보여지는 삶이 중요한게 아닌 내가 행복한 삶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몰타에서 어학연수를 통해 유럽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서 그들과 대화를 통해 그들이 나에게 가장 많이 한 말은.....

”Why not?” “You are young.” 

“Don’t care about someone and your age.”

“Please, enjoy your life.” 

이 말들이었다. 


그래 맞다. 뭐 어때?! 내가 어떻게 살든 내 인생인데,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나이를 신경 쓰고 살기엔 내 인생이 너무 안타깝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29살 끝 무렵에 떠난 몰타는 오로지 나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줬다. 이런 유럽이기에 나는 유럽에 살고 싶었고, 나를 찾고 싶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29살의 어학연수_유럽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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