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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lly 샐리 Jan 13. 2019

29살의 어학연수_느려도 좋아..

나라는 사람을 다시 돌아 보다.

몰타에는 슬리에마, 발레타, 파처빌 등 곳곳에 학교가 많이 있다.

학교와 기숙사는 바로 붙어 있는 곳도 있고, 대부분은 학교와 도보 20분 거리에 떨어져 있다. 내가 선택한 ESE어학교에는 기숙사가 3곳으로 나눠 있었는데, 내가 있었던 숙소인 Belmenteheights는 Balluta Bay 근처에 위치해 숙소에서 학교로 가는 길의 뷰가 정말 최고여서 학교가는 매일이 기분 좋았다. 모든 학교가 기숙사에서 학교가는 길이 좋은건 아닌데, 운이 좋게도 내가 선택한 이곳은 몰타 생활이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게 갖춰져 있었다.


이곳 학교들은 학교마다 수업 방식이나 과정에서 차이가 있다. 비용차이도 당연히 있다. 그래서 학교 선택할 때 뭐가 우선이 되고 기준이 되는지 찾아봐야 한다. 내가 선택하고 골라도 불만이 있을 때가 있는데…제대로 기준을 정하지 않고 고른다면 정말 크게 후회와 불만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런 일은 몰타를 선택하는 그 누구라도 경험하지 않길 바란다. 몰타에서 학생으로 다시 생활하면서 나보다 어린 친구들, 나이 많은 친구들 등을 친구로 지내면서 나라는 사람에 대해 조금씩 생각할 수 있었다.


사실 난 몰타를 올 때, 나라는 아이가 어떤 걸 정말 하고 싶은지, 그리고, 정말 내가 꿈꾸는 유럽에서의 삶이 어떨지 궁금해서 선택했다. 몰타에서 있으면서 한국인의 특징인 '빨리빨리'가 아닌 기다려도 전혀 문제가 될 것 없는 여유로움을 알게 되었다. 사실 몰타에서 생활할 때 초반에는 적응이 안됐다.

몰타에서 레스토랑에 가서 음식을 주문하면 20분은 기본으로 기다려야 했고, 정말 늦을 경우 40분 넘게 기다렸던 적도 있었다. 적응이 안됐지만, 그 누구도 불만을 하거나 빨리 달라고 요청하는 사람이 없어서 그렇게 나도 어느 순간 그들의 속도에 맞춰 적응해가고 있었다.

 

항상 바쁘게만 흐르고, 누군가와 경쟁해야 되는 한국 사회 구조 탓에 조금 늦으면 잘못된 거라는 인식과 시선…그게 싫었다. 몰타에서는 이걸 잊고 살 수 있었다. 

수업을 듣고 외국 친구들과 대화하면, 

'항상 넌 아직 충분히 어리고 너가 하고 싶은게 있으면 도전할 수 있는 나이인데 왜 주저해?'

' 다른 사람은 널 몰라.'

' 너가 너 자신을 제일 잘 알아야해.' 

등의 말을 나에게 많이 해주었다. 


그래 맞다. 내가 나를 잘 모르는데 누군가가 그걸 알아 주길 바라고, 때론 나를 잊은 채 살아가는 삶이 행복한 건가 싶다. 나 스스로 정말  행복하고 싶었다. 그래서 떠난 한국이었다. 

한국에서는 오로지 나만 볼 수가 없었기 때문에 떠나서 온 몰타. 

조금 늦어도 괜찮고,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느리게 걸어도 내가 조금 느려도 괜찮아가 되는 곳…몰타. 그래서 몰타에서 난 행복했다. 조금 느리게 걸으면서 나라는 사람을 볼 수 있었기에 몰타에서의 생활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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