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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lly 샐리 Jan 13. 2019

29살의 어학연수_다른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것..

싸울 때 영어를 못하면 답답하다.

몰타에서 어학연수로 있는 6개월 동안 나는 Belmonte Heights라는 기숙사에 있었다. 

한 건물 전체를 ESE 학생들이 다 사용하고 있어서 학교에서 같은 수업을 듣지 않더라도 지나가다 만나고, 파티가 있거나 하면 그때 오히려 더 많이 알게 되는 다 함께 어울리고 즐길 수 있는 그런 기숙사였다.


한 층당 2개의 플랫이 있고, 1개의 플랫에는 총 3개의 방으로 되어 있고, 2명이 사용하는 방 2개와 3명이 사용하는 방 1개로 되어 있다. 처음 몰타에 도착해서 누군가와 같이 사용한다는 건 사실 낯설다. 그래서 처음엔 걱정 했는데…..근데…다 살더라. 

아니 괜한 걱정을 했던거다. 어차피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하고, 국적과 언어만 다를 뿐 큰 문제 없이 잘 지낼 수 있다.


처음으로 유럽에서 다른 누군가와 함께 생활한다는게 사실 나에겐 낯설게 늦껴졌다. 큰 문제가 없더라도 같은 한국인이 아닌 문화와 언어가 다른 외국인과 함께 지낸다는게 나에겐 걱정반 기대반이었다. 하지만, 다행이도 나의 룸메이트들은 정말 괜찮은 친구들과 함께 지냈다.


난 나의 룸메이트는 최고였지만, 나의 첫 플랫에서 플랫메이트 중에 최악을 경험했었다.

11월에 몰타 어학연수를 시작했던 난 아카데미 코스였기 때문에 2주간의 홀리데이가 있었다. 이 홀리데이 이후엔 방 배정을 다시 새롭게 한다. 


12월에 있던 홀리데이 전에 내가 있던 플랫은 8번 플랬이었다. 

이 플랫은 기숙사 플랫 중에 가장 깔끔한 플랫이었는데, 그 이유가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결벽증이 있는 콜롬비아 커플이 함께 했기 때문이었다. 처음엔 깨끗한 플랫에 정말 좋았는데, 플랫 메이트들이 그 커플과 한 번씩 다 싸웠다는 얘기를 듣고 뭐지 했었다. 하지만, 나도 싸워보니 알 수 있었다.


이 커플과 난 한 번 크게 싸웠다. 그 이유는 세제 때문이었다. 

싸우고 나서도 이게 싸울만한 일인가?! 싶었다. 


밥을 먹고 설거지를 하는데 내가 설거지를 하는걸 지켜보더니 왜 너 세제를 사용하지 않고, 설거지를 하냐는 것이었다.

내가 설거지를 하기 전에 그 콜롬비아 커플이 먼저 설거지를 했었는데 수세미에 세제가 엄청 많이 묻어 있었다. 그래서 세제가 지나치가 묻어있는 수세미로 설거지를 했던거였다. 그런데 다시 세제를 사용하지 않고 설거지를 하지 않는다는 거에 나에게 뭐라고 했던거다.  그래서 난 너가 봐도 많이 묻어있지 않냐고 말했지만 그 여자애는 나한테 그래도 너 세제를 쓰라고 하길래 그럼 이렇게 많이 묻혀 놓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서 싸웠고, 이때 초반이고 영어를 잘하진 못했던 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충분히 다 못했다는 거에 짜증이 났었다.


이 전까진 몰랐다. 한 번 싸워보니 싸울 때 영어를 못하면 내가 잘못한게 아니어도 지는거구나를 느꼈다.

이때 싸워서 이기려면 영어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다. 싸울 때 내가 하고 싶은 말 다 못하면 정말 나 스스로한테 화난다. 그래서 영어를 잘해야겠다고 생각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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