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장이라면 쓰고 싶은 알바생

문제를 찾아내는 사람

by 쌈무

한 곳에서 알바를 오래 하면 가끔씩 내가 사장님이 된 것 같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가게 매출을 걱정하거나, 새로 뽑힌 알바생이 일을 잘할지 걱정이 된다거나, 뭐 그런 것들이죠. 물론 오지랖이 심한 게 좋은 건 아니지만, 가게의 구성원으로서 어느 정도는 필요하지도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끔씩 "내가 만약 카페 사장님이라면 이 사람은 진짜 오래오래 쓰고 싶다, 혹은 시급을 더 주고 싶다"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직원들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4군데의 카페에서 알바를 해보면서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봤습니다. 형, 누나들도 있었고 동갑내기 친구도 있었고, 동생들도 있었죠. 그중 대학교 3, 4학년 때 일했던 카페에서 만난 동갑내기 친구 B양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 친구는 흔히 말하는 '사서 고생하는' 친구였습니다. 근무시간이 끝났는데도 저를 좀 더 도와준다던가, 메뉴판의 디자인을 바꿔본다거나, 레시피를 직접 개발해본다던가 하는 식이었죠. 가끔은 말리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왠지 옆에서 보고 있으면 스스로 그런 행동을 즐기는 거 같아서, 또 가게 전체에 도움이 되는 일들이어서 저도 옆에서 도와주는 편이었습니다.


그 친구가 항상 가지고 있었던 생각은 "이거는 이렇게 바꾸면 더 낫지 않을까?"였습니다.


제가 만약 사장님이었다면 그 친구를 계속 쓰고 싶었던 이유도, 그리고 개인적으로 존경했던 이유도 항상 문제를 찾아내서 개선하고자 하는 태도를 가졌기 때문이었습니다.


하는 일이 매일 반복되는 곳일수록, 나의 위치가 책임감이 별로 없는 자리일수록 개선점을 찾아내는 게 쉽지 않습니다.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나의 역할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반복되는 일상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조직은 발전하기 시작합니다.


지금도 동갑내기 친구 B양과는 자주 연락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나중에 카페를 창업하면 알바생이 아니라 매니저 자리를 부탁할까 생각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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