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말하는 자본주의 미소가 있습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미소가 아니라, 경제활동을 위하여 억지로 짓는 미소를 일컫는 말이죠. 하지만 이렇게 억지로 짓는 미소도 몇 개월, 혹은 몇 년을 하다 보면 내 표정으로 녹아들 때가 있습니다.
제가 처음 일했던 프랜차이즈 카페는 주문하는 손님을 응대할 때 항상 밝은 미소를 강조하는 곳이었습니다.
메뉴나 레시피야 닥치는 대로 외우면 된다지만 표정만큼은 쉽게 바뀌지 않더라고요. 원래 잘 웃지 않는 성격인 데다 군대에서 전역한 지 얼마 안 돼서 억지웃음이 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처음 한 두 달은 주문받을 때 어색한 미소를 열심히 지었습니다. 아마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 표정이 조금 웃기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다행히 한 6개월 정도 지났을때즘 미소가 자연스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워낙 근무시간이 길었던 데다 주문받는 게 저의 주된 업무여서 적응이 빨랐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끔은 진상 손님을 상대해야 할 때가 있는데, 그때 자본주의 미소는 손님의 화를 누그러뜨리고, 저를 지켜주는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이 항상은 아니더라도 가끔 통할 때가 있더라고요.
직원들은 이제 저를 자본주의 미소의 달인이라고 놀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만났던 친구들에게도 표정이 조금 바뀐 것 같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1년 동안 억지로 열심히 웃었더니 웃는 표정이 자연스러워졌던 것 같습니다.
카페 일을 시작하기를 정말 잘했다고 느끼는 이유는 사람을 대할 때 표정과 말에 여유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한명 한명에게는 짧은 순간이지만 4년 동안 수천 명의 사람들에게 주문을 받으면서 점점 자신감과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처음 일을 시작했던 그 카페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 저는 자본주의 미소도 누군가의 아름다운 미소라고 생각합니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하다는 말도 있잖아요?
그러니 우연히 이 글을 읽게 되시는 여러분들도 누군가의 웃음을 기분 좋게 바라보거나, 직접 웃을 수 있는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