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세계 조선·해양 산업의 중심에 서다
지난 10월 21일부터 24일까지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린 ‘제24회 국제조선 및 해양산업전'(KORMARINE 2025)’은 해양 산업의 축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Green Ocean, Smart Future(친환경 해양, 스마트한 미래)’를 주제로 열린 이번 전시회에는 세계 40여 개국에서 약 1,000개 기업이 참가하며, 조선·해양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보여주는 장으로 자리 잡았는데요. 그에 걸맞게 조선 해양 관련된 여러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템이 집약돼 있었습니다.
올해 KORMARINE의 가장 큰 화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친환경 전환입니다. 전시장 곳곳에서 LNG(액화천연가스)·암모니아·메탄올 등 차세대 연료 기술을 소개하는 부스가 눈에 띄었고, 전기추진선박이나 하이브리드 추진 시스템의 시연도 이어졌는데요. ‘탄소 중립’이라는 글로벌 흐름 속에서 조선 산업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스마트 조선입니다. 인공지능 기반의 항해 시스템, 데이터 기반 유지보수 솔루션, 3D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선박 설계 등, 디지털 기술이 조선업 전반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었습니다.
ABB, 지멘스, 한화오션 등 글로벌 기업들은 ‘스마트십(Smart Ship)’을 구현하기 위한 플랫폼을 공개하며, 선박의 효율적 운항과 안전성 확보를 위한 미래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선박 엔진 모형과 첨단 기자재들이 전시된 부스들을 여럿 볼 수 있습니다. 대형 선박 제조업체부터 해양플랜트, 전기 추진 시스템, 해상 풍력 기술까지 전시 품목의 스펙트럼이 다양한데요. 특히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3대 조선사가 선보인 ‘스마트십’ 관련 기술이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자율운항선박을 구현하기 위한 AI 기반 항해 보조 시스템이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친환경 연료 전환 기술 등이 주요 기술로 제시됐습니다.
선박과 플랜트 기술뿐 아니라, 해양 산업용 유니폼 기술도 주목할 만합니다. 잠수복·구조복·방재복 등은 단순한 작업복의 범주를 넘어,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첨단 보호장비로 진화하고 있는데요. 특히 국내 기술로 개발된 신형 잠수복은 수심 100m에서도 체온 손실을 최소화하는 열차단 복합섬유를 적용했고, 구조대와 해양경찰용 구명복은 경량화·내열성·부력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해 실용성을 크게 높였습니다.
일부 기업은 해상풍력 유지보수나 해양플랜트 근무자를 위해 스마트센서 내장형 작업복을 선보이며, 착용자의 체온·위치·산소포화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기술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유니폼 분야 역시 ‘스마트’와 ‘친환경’이라는 산업의 핵심 키워드를 공유하며, 해양 안전 기술의 또 다른 진화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습니다.
이외 주요 기술로는 선박의 수리 및 점검을 위해 선박 벽면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설계된 크레인, 선박이 떠있을 때 선내에서 배의 균형을 확인하고, 심한 불균형이 있을 경우 알람을 통해 알려주는 장치 등이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선내 가스 유출을 확인할 수 있는 무선 가스 감지기, 항해 시뮬레이션 시스템 등 여러 혁신적인 해양 산업 아이템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전시장 곳곳에는 여전히 바다의 숨결이 남아 있었습니다. 거대한 선박 모형이나 미세한 센서가 박힌 유니폼 등 조선·해양 산업은 이제 단순히 철과 엔진의 세계가 아니라, 안전·기술·환경이 융합된 인간 중심의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KORMARINE 2025’는 그 항로의 변화를 분명히 보여준 자리였는데요. 부산이 그 선두에서 새로운 항해를 준비하고 있음을, 바다의 도시답게 증명한 순간이었습니다.
※본 포스팅은 '부산시 미디어멤버스'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