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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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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M Feb 11. 2024

2024년 1월 월기(月記)

새해에 덮친 염세주의

늘 해가 바뀔 때마다 올해는 어떤 일이 있을지 두근대며 기대감을 가지곤 했다. 적어도 새해가 밝고 한두 주 간은 그러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매년 그랬으니까. 막상 1월이 되니 생각보다 감흥이 덜했다. 마치 2023년 13월을 맞이한 느낌이랄까. 새로울 것 전혀 없는 매번 같은 일상의 연장선상일 뿐이었다.

책이라도 읽어볼까 싶어 끌리는 걸 샀는데... 언제 펼쳐보나...

새해가 내게 미치는 파급력이 기대 이하여서였을까. 뭘 해도 만족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새롭게 뭘 해볼지 머리통을 굴리는 게 부질없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물론 한동안 불어닥쳤던 한파의 영향도 적지 않을 거다. 겨울이 가나 싶더니 얼어붙은 공기는 일상에 족쇄를 걸어 잠갔다. 함께 찾아온 얕고 긴 몸살로 인해 허약하고 수동적인 사람으로 거듭났다. 역시 난 겨울이 정말 싫다.

오랜만에 파주출판단지도 다녀왔다. 숙취로 고생한 건 안 비밀...

이 현상의 지속은 자연스레 세상과 인생을 비관적으로 해석하게 했다. 누굴 만날 때마다 염세적 가치관으로 변모한 것에 대한 하소연을 털어냈다. 평소의 나와 어울리지 않는 가치관이 잠식한 건 생각보다 더 큰 괴로움이었다. 세상 따위 어떻게 돼도 좋다는 둥, 중2병처럼 쏟아내는 세상에 대한 허무와 절망. 오랜만에 실컷 우울해했다.

작년 <사랑?!> 책으로 자체적으로 개최한 전시회.

물론 이런 현상이 장기적으로 내게 썩 좋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기에 여러 방식으로 극복하려고 노력했다. 전시회를 개최해 굳이 굳이 안 해도 될 일을 벌였고, 부지런히 정모를 운영하며 구성원들과 소통했다. 과장 조금 보태서, 더블유 활동이 아니었다면 1월은 그냥 내다 버렸다고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문화재단에서 올해 사업 준비를 위한 자문을 구했다. 내게도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계기.

늦게나마 정신을 차리려고 애쓰고 있다. 2월이 되고 다시 시즌이 개시했으니, 언제까지나 퍼져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말이다. 특히 올해는 앞서 여러 목표를 세웠고, 다 이루겠노라 호언장담했으니 작년보다 더 바삐 움직여야 한다. 1월의 염세주의가 전화위복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답을 찾아 나설 것이다. 늘 그랬듯이.

2024년 1월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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