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AM Aug 07. 2023

우당탕탕 첫 번째 기획 스토리②

「저물지 않는 태양」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1편을 보고 싶으시다면... https://brunch.co.kr/@tkdgns1129/5


'글쓰기 원데이 클래스'는 2020년 6월부터 9월까지 매주 개최했다. 딱 한 번 인원 미달로 못 한 걸 제외하면 매주 울산 청년들과 만나 글 쓰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때가 한창 코로나로 말이 많던 시기라서 내심 인원을 모으는 게 걱정도 됐는데, 생각보다 인원 모집은 잘 이뤄져 다행이다 싶었다. 아무래도 1회의 모임에서 도서에 수록할 정도의 완전한 글을 쓰기란 무리가 있어서, 클래스가 마무리된 뒤에도 참가자들과 원고 관련해 연락을 이어갔다. 흔히 출판사에서 편집자가 작가에게 '작가님~ 원고 마감 하셨나요?'라고 묻고 재촉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나를 제외한 마흔네 명의 공동 저자와 일일이 연락을 주고받으며 원고 인도·교정 교열·최종 승인까지 받는다.

2020년 '글쓰기 원데이 클래스'

지금도 공저를 둔 도서를 작업하면 이때의 과정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다만 이게 제법 일이라서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마다 스트레스받는 건 현재진행형이다. 몇십 명이나 되는 인원들과 소통하며 원고 여부를 일일이 물어야 하고, 어찌어찌 글을 받아도 후속 작업이 필요하다. 교정 교열 및 오탈자 점검은 기본이고, 문단과 글 전체의 흐름 또한 자연스러운지 확인한다. 또한 이때는 정해진 주제 없이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글을 썼기에, 책의 전체적인 테마를 정하고 비슷한 분위기를 가진 글끼리 묶어 목차를 구성하는 것도 내 일이었다.

그렇게 세상에 나온 첫 번째 도서 「저물지 않는 태양」

북콘서트는 코로나 시국이 시국이라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 자체가 꺼려지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50여 명의 청년들이 참석했다. <글쓰기 모임 W> 구성원들과 「저물지 않는 태양」 공동 저자, 그리고 울산에서 북콘서트라는 행사가 열린다는 점에 흥미를 보인 일반인까지. 아, 센터 직원들도 모니터링이라는 명목  하에 자리했다.

첫 북콘서트의 현장. 여전히 이때를 생각하면 감회가 남다르다.

처음으로 기획자라고 할 만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을 때의 소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경험도 없고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잘 마무리했다. 코로나로 인한 정상 운영이 어려운 것은 물론, 콘서트 전 달에는 교통사고가 나기도 했었다. 어쩔 수 없이 생긴 돌발 상황과 공백을 팀원들이 탈 없이 메워 주었다. 홍보나 마케팅, 모임 운영, 도서 디자인 등 여러모로 팀원들이 없었다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낼 수 없었을 것이다.


두 번째는 그런데도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 많다. 언제나 100%는 없겠지만, 항상 하나의 프로젝트가 마무리되고 나면 '이건 이렇게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실 이는 지금도 여러 프로젝트를 끝낼 때마다 느끼는 감정이며, 개인적으로는 기획의 연차가 쌓여도 변하지 않는 부분이다. 오점 없이 완벽한 기획을 앞으로 할 수 있을지.

2020년 11월 21일. <글쓰기 모임 W>의 첫번째 북콘서트.

첫 번째 프로젝트를 마무리한 뒤 '이게 내 길인가'라는 생각이 든 건 다행스러 부분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여전히 내가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던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이때부터 거침없이 기획자의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고, 어느새 4년 차를 맞이했다. 그동안에도 여러 프로젝트를 기획했는데, 앞으로 천천히 썰들을 풀어 보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기획자 4년 차, 이제 회사 대리쯤 되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