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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사심슨 Dec 26. 2019

우리 가족을 소개합니다.

시집살이 개집살이 2

우리 가족을 소개하자면 이렇다.


홀시어머니.

홀이라는 글자 하나만 붙었는데도 많은 염려가 따라온다. 그냥 시어머니도 떠오르는 이미지가 보통이 아닌데  홀시어머니는 얼마나 굉장하겠는가. 신기하게도 대한민국에서 홀시아버지라고 하면 궁상 혹은 측은한 이미지로 그려지는데 홀시어머니는 그냥 아주 어마무시한 느낌으로 그려진다.(드라마 겨울새에 박원숙씨정도?) 왜 그런지는 나도 모른다. 그냥 오랜 세월동안 쌓여온 홀시어머니들의 이미지가 그렇게 굳여진거겠지. 우리 시어머니도 그런 이미지의 표본중 하나이시다. 앞으로 소개될 에피소드가 많으니 독자분들이 보시고 판단해주셨으면 한다.


남편

남편은 아주 좋은 사람이다. 다정다감하고. 제 눈에 안경일지 모르겠지만 연애 5년에 결혼 3년 차에 접어드는 지금도 내 눈엔 남편이 잘생겨 보인다. 연애때며 신혼생활때도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이벤트는 다 해준 사람이다. 그런 남편이었기에 시집살이를 해보겠다는 엄두도 냈던것 같다. 그런데 아주 가끔 시집살이 노래처럼 ‘남편하나 미련새요.’싶을때가 있다한번은 내가 남편에게 ‘지렁이 이야기’를 해준적이 있다. 옛날 옛날 사이 나쁜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살았는데. 어느날 남편이 멀리 장사를 떠나면서 두 사람만 두고 가기가 걱정되더란다.(자기가 없으면 얼마나 싸울지 뻔해서.)그래서 남편은 아내에게 이런 거짓말을 한다. “여보. 앞으로 어머님께 매일 지렁이 99마리를 잡아서 국으로 끓여 드리도록 해요. 그렇게 드시면 금방 돌아가신다고 하니.” 그 말을 듣고 며느리는 드디어 남편이 정신을 차렸나 싶어서 매일매일 열심히 지렁이 99마리를 잡았다고 한다. 얼마뒤 남편이 돌아왔을때. 시어머니는 남편에게 이렇게 말한다. “며늘아기가 철들었는지 매일매일 내게 고깃국을 끓여주더구나. 내가 아주 맛나게 먹었다.” 매일 고깃국을 대접받은 시어머니는 기분이 좋아 며느리에게 잘해주고. 시어머니가 심술을 안부리자 며느리도 성격이 유해져서 고부사이가 좋아졌다는 옛날 이야기였다. 여기서 나는 신랑에게 이야기 속 남편의 처신을 얘기해 준것인데. 이 얘길 다 들은 남편은 “와, 그래도 그 부인 시어머니를 위해 매일 99마리를 잡았단거네?”라고 말했다. 이 말에 내 억장이 무너졌다. 이렇게 가끔 포인트를 잘못 집어서 답답할때가 있지만 그외에는 아주 좋은 사람이다.


이제 200일로 달려가는 사랑하는 내 딸. 첫 딸은 아빠라는 공식을 피하지 못하고 아빠 판박이로 태어났다. 딸이 태어남과 동시에 내 시집살이는 새로운 형태로 국면하게 된다.



부록 가족


시누이(은정)

시누이는 나보다 나이가 많지만 신랑의 동생인지라 내가 손윗 사람이다. 성실하고 괜찮은 사람이지만 어쩔때 말하는거보면 자기 엄마랑 똑같다.


매제(영수)

신랑의 친구. 드라마 <아줌마>에 나온 대사처럼 오빠 친구로, 오빠 오빠 거리다가 시누이의 애아빠가 되었다. 내가 고부갈등을 겪듯. 장서 갈등을 겪는 사람인데 나와 동지애가 있진 않다.


시조카

아주 아주 귀여운 세 살 아기. 시누이가 우리보다 결혼을 먼저해서 아기도 먼저 낳았다. 매제 판박이인데 우리 시어머니 혼자 우리 신랑 닮았다고 우기신다.(왜 시조카를 삼촌 닮았다고 우기시는지는 아직도 미스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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