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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사심슨 Jun 13. 2020

<그 시절 내가 사랑한 음식> # 1

생크림 케이크



요즘은 어쩜 그리 맛있는 케이크가 많은지.

티라미수는 물론이고, 얼그레이 타르트, 당근 케이크, 가나슈, 크레이프...상상만해도 즐겁기 그지없다.


오늘 날엔 케이크 하나로 연매출 몇 억씩 달성하는 자영업자가 나오는가 하면, 몸 속 당이 떨어질 때 근처 까페에서 퐁당 오쇼콜라에 퐁당 빠지는게 이제는 그리 어렵지 않다.

나 역시 빵순이이다보니 케이크를 참 좋아한다.

자주 먹는건 무스 종류.

포크로 케이크 앞부분을 집어 먹을때 꾸덕하게 빠지는 느낌도 좋고, 입안에서 진하게 퍼지는 무스의 맛도 사랑한다.


그런데 오늘날 이렇게 맛있는 케이크를 실컷 맛볼수 있음에도 내 머릿속에 오랫동안 자리잡고 있는 케이크가 있다.


때는 바야흐로 1990년대.

지금은 파리바게트, 뚜레쥬르가 대중 빵집의 양대 산맥이지만 나 어릴때는 ‘크라운 베이커리’도 대중 빵집의 대표주자 중 하나였다.

그 시절 케이크는 오늘날보다 좀더 스페셜한 느낌이 강했다. 생일날이나 특별한 날외에 사먹는 일이 잘 없었으니까. (만약 어린 시절 먹고 싶을때 케이크를 맘대로 사먹으셨던 분이 계시다면 이 얘기에는 공감을 못하실수도... 그리고 부럽습니다.)


그러다보니 케이크를 사러 가는 날은 나에게 정말 특별한 날이었다.

우리집은 주로 크라운 베이커리에서 빵과 케이크를 샀는데, 빵은 식빵이나 슈크림, 소보로를 주로 샀다고 하면 케이크는 무조건 생크림 케이크를 샀다!

그 당시 크라운베이커리의 시그니처 케이크라고 하면, 초콜릿을 대패로 썰어서 얹은것 같은 케이크와 생크림 케이크가 대표적이었다.


초콜릿을 대패로 썰은듯한 케이크. 이 케이크도 상당히 맛있다.


어쩌다 초콜릿 케이크를 산적도 있었지만 내 최애는 돌고 돌아 생크림 케이크였다.

체리,황도, 키위등으로 화려하게 토핑 된 생크림 케이크는 보기만 해도 페스티발 그 자체였다.

푸욱~하고 포크질을 했을때 생크림에 촉촉히 젖은 카스테라 케이크가 통조림 과일 토핑들과 함께 내 입안에서 사뿐히 녹아내렸다.

케이크 시트 안에는 과일 칵테일이 송송 들어있던 걸로 기억한다. 중간 중간 씹히는 통조림 파인애플도 환상이었다.


하지만 나의 특별한 날을 장식해주던 크라운 베이커리 생크림 케이크는...크라운 베이커리의 시장철수와 함께 돌연 사라져버렸다.

사실 크라운 베이커리가 사라지기전부터..케이크 트렌드가 바뀌면서 더 빨리 사라졌던것 같다.


요즘은 생과일을 얹고, 마카롱이나 초코볼들 각종 맛있는 재료 장식한 맛있는 케이크가 훨씬 많은게 사실이다.

하지만 내 기억과 추억속에 자리 매김했던 크라운베이커리 생크림 케이크를 대체할 케이크는 아직까지 없다.

오죽하면 이 케이크가 먹고 싶어서 내가 직접 만들어 볼까도 했지만..베이킹 고자인 나로써는 아직 엄두가 안난다.

최근에는 빵집에서 고구마 케이크가 잘 안보여서 섭하다...크라운 베이커리 생크림 케이크처럼 고구마 케이크가 사라지지 않길 바랄뿐이고...


기회가 된다면 다시한번 통조림 과일로 범벅 돼 있던 생크림 케이크가 먹고싶다.




모자란 그림 실력이지만 추억을 회상하기 위해 직접 그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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