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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사심슨 Jul 23. 2023

하와이 하지 못한

시집살이 개집살이 44

임신 안정기에 들어서면서 우리 부부는 태교여행을 준비했다.

싱가포르,태국,홍콩 등등 다양한 곳을 모색하다가 정말 뜬금없이 '하와이'이야기가 나왔다.

이야기가 나왔어도 하와이는 비행도 길고, 신혼여행지로 많이 가는만큼 여비도 많이 나올것 같아서 망설였는데...지금 아니면 언제 또 하와이를 가볼까 싶어서 하와이에 가기로 했다.

 

몇 년이 지난 지금 다시 회상해보건데, 이때 하와이에 다녀온길 정말정말 잘했다 싶다.

본격 육아에 들어가면 한동안 먼 곳 여행은 못간다고들 하는데....그것도 있지만

출산후 얼마 있다 코로나가 터지는 바람에 근 3년은 해외여행을 꿈도 못꿨다.

그래서 이때의 하와이를 두고두고 추억하며 버텼다. (임신중이시고 태교 여행 고민하고 계신분들이 계시다면 여행 진짜 많이 다니십시오..꼭!)


칸쿤,보라카이,괌,푸켓 등 여러 휴양지를 다녀봤지만 하와이는 정말 최고라고 느낀게 '날씨'였다.

햇볕이 쨍쨍한데 습하지 않아서 야외에서 오래 있기가 참 좋았다.

나는 배가 부른채로 참 열심히도 돌아다녔다. 신랑과 한밤중에 와이키키 해변을 산책하기도 하고

햄버거 맛집에 가기전 보이는 예쁜 해변을 보고 앉아서 멍 때리기도 하고

하나우마베이에서 살짝 스노쿨링도 하고 맛있는 울프강 스테이크도 먹고~

태어날 애기 용품도 실컷 쇼핑하고....너무 재밌었다.(또 가고싶다 쩝..)

태교여행이라 홀몸이 아니니 힘들줄 알았지만 여행자체는 참 즐거웠다.


힘들었던 기억을 하나 꼽자면 돌아오는 편의 비행기 연착이었다.

하와이항공사가 연착이 잦다는 후기는 더러 봤지만 우리가 탄 비행기도 거기에 해당할줄은 몰랐다.

비행기에 탄채로 2시간 정도 연착을 했다.

그러다보니 귀국 시간도 늦어져서 인천공항에 도착했을때 우리가 타고 갈수 있는 차편이 없었다.(갈때는 공항버스를 이용했었다.)

다행히 항공사에서 집이 지방인 승객들을 위해 관광버스를 대절해놨기에

우리도 그걸타고 집으로 돌아올수 있었다.

새벽 한시쯤 겨우 집에 도착하긴 했지만 여행 다녀온게 너무 좋아서 나는 큰 불만이 없었다.


그런데 불만은 다음날에 있었다.

여행에 다녀온 바로 다음날이라 시어머니는 내가 늦게까지 잘줄 아셨나보다.

물을 마시려고 주방에 들러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시어머니가 시누이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엿들으려고 한건 아니었지만 시어머니가 시누이에게 하는 말이 내 귀를 건들였다.


"응응, 쟤네 비행기가 연착돼서 고생 죽도록 했대. 별로 재미도 없었을거야."


마치 어린아이를 달래는 듯한 말투.

어머니는 왜 시누이를 달래듯이 말해야 했을까?

왜 재미도 없었을거라 단정지어 말하셨을까?

저렇게 말함으로써 화자와 청자가 느끼는 바는 무엇일까?



여러가지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리고 시어머니와 시누이가 우리 부부의 태교여행을 꽤나 주시하고 배아파했구나라고 느꼈다.


기분좋게 다녀온 태교여행이었건만 시어머니때문에 기분이 나빠졌다.

하와이에 다녀오긴 했지만 하와이하지 못한 여행 마무리였다.

또 가고싶은 하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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