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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사심슨 Jun 24. 2023

친정엄마와 시어머니의 차이

시집살이 개집살이 39

바야흐로 임신 중기에 접어들었다. 임신 중기부터는 애기의 성별을 알수 있다던데

그래서인지 한동안 내 관심사는 애기의 성별이었다.

인터넷에서 초음파 사진으로 알수 있다는 각도법을 요리조리 찾아보고

입덧이나 임신 증상들에 대한 후기를 읽으며 우리 애기의 성별이 뭘지 추측해봤다.

하지만 아무리봐도 정확하게 알수 있는 방법이 없었는데 16주쯤 되어서 정기 검진을 갔을때 의사선생님이


“애기가 엄마 많이 닮은것 같네요.” 라고 하셨다.


딸!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나는 대번에 확신할수 있었다.

나는 너무 기뻤다. 가슴이 두근두근되고 옛날부터 딸이 있으면 이렇게 해야지 하던 로망들이 머릿속에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나는 신랑에게 제일 먼저 소식을 전했다. 신랑은 안그래도 자기는 딸아빠가 될것 같았다며 기뻐했다.

그 다음으로는 어른들께 소식을 전하려 했는데 친정엄마가 전화를 안받으셔서 본의아니게 시어머니에게 성별을 먼저 전해드려야했다. 성별을 알려드리기 전에 문득 조심스러웠던게….


평소 아들바보에…신랑과 시누이를 키울때 “아들을 살려야 집안이 산다”는 신조로 대부분의 지원을 아들에게 하셨다던

시어머니가 친손주의 성별을 과연 반갑게 받아들이실지 의문이었다. 서운해하신다거나 실망한 티를 내시면 뭐라고 응수해야겠다고 혼자 독오른 망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이런 마음을 가진게 무색할만큼 시어머니는

친손주가 딸이라는 소식을 듣자마자


“아유~나는 손자도 있고 이제 손녀도 있고~ 다 가졌네!” 하며 기뻐하셨다.(여기서 손자는 시누이의 아들을 말한다)


생각보다 반가운 반응이 허무하기까지 했다. 그 다음으로는 친정엄마한테 알려드렸는데

우리 친정엄마도 시어머니 못지 않게 아들아들 하시던 분으로 어렸을때 남동생과의 차별에서 서러웠던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래도 내가 크면서 “딸이 있으니 이런게 좋네~” “크니까 딸이 최고네”하셨으니 손녀딸도 이뻐하시겠지하고 애기의 성별을 말씀드렸는데…..

친정엄마 왈


“으응~그래, 첫째는 딸도 괜찮아~”


허허허허…뭐죠~ 딸이라는 소식에 바로 둘째부터 생각하시는 듯한 말투는..?

나는 아주 잠시나마 시어머니와 친정엄마의 번호를 바꿔서 저장했나 하고 의심했다.

어쩌면 시어머니도 내심 아들을 바라셨는지도 모르지만 며느리 눈치보느라 기쁜척 말씀하신건 아닐까?

친정엄마는 딸이니 마음 편하게 속내를 내비치신건 아닐까?


한 통의 소식으로 요즘 시어머니들의 리액션이 옛날과 많이 달라졌구나를 느낄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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