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남규민 May 27. 2021

어쩌다 호텔에서 살아요

일상이 호캉스

매일 다람쥐 쳇바퀴 돌듯 돌아치다가 호텔에서 산다. 테라스 문을 열면 찔레꽃이 생글생글 웃는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달에도 여기저기 찔레꽃이 피었었다. 여기로 불러온 것도 아버지였나 순간 생각했다. 해가 뜨면 온몸으로 태양의 기운을 즐긴다. 뜨거운 데이트를 하고 나면 쑥쑥 크는 나를 느낀다. 공부는 마음을 키웠고 따뜻한 일상은 또 다른 나를 키운다.


지인의 SOS를 받았다. 호텔 로비 카페를 운영해 보라는... 이 무슨 일인지 고민도 잠시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했다. 많은 직업을 가지는 혜택을 누렸지만 이번엔 좀 특별한 직업이다. 어쩌다 준 호텔리어가 되었다. 호텔에 관한 전문지식 없이 해보겠다고 덜컥 약속을 했으니 준 호텔리어라고 스스로 부르기로 했다. 호텔 로비 카페를 운영하며 틈틈이 프로트도 함께 봐주기로 하고 처음부터 배우고 있다. 서비스업종이니 고객중심이 기본이다. 여러 서비스업종의 경험이 있으니 고객응대는 걱정 없다. 어플로 예약을 해서 오는 고객들이 많아서 만나기 전의 기대감이 흥미롭다. 이름을 먼저 만나고 입실할 때 얼굴을 보는 새로운 경험이다. 숙박업의 좋지 않은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호텔에서 일을 해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가족들이 오기도 하고 아들이 바다가 보고 싶다 해서 불쑥 떠나왔다는 엄마와 아들, 정년퇴임 기념으로 친구 세분이 기분 좋게 오시기도 했다. 날이 갈수록 재미있어지는 일이다. 내일은 어떤 고객님의 나른함을 내려받을지 기대되는 밤이다.

작가의 이전글 날마다 호캉스 해봤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