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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자들의 천국, 라오스

조금 별난 대학생의 세계여행 - #9 LAOS

by 김태호

2024.02.23. ~ 02.26. (총 3박) | 인당 여행 경비: 59만원 | 바다 빼고 다 있는, 배낭여행객의 나라


서울 인천국제공항 → 비엔티안 왓따이 국제공항 (티웨이항공 직항, 편도 6시간 소요)

비엔티안 → 루앙프라방 → 방비엥 → 비엔티안


위치: 동남아시아 인도차이나 반도, 태국과 베트남 사이

시차: -2시간

수도: 비엔티안

화폐: 킵 (30,000 LAK = 2,000 KRW)

언어: 라오어

한국에서 가는 방법: 서울/인천 → 비엔티안/왓따이 (약 6시간 소요)


라오스를 가봐야 하는 이유: 전통 불교 사원들과 고대 힌두교 사원들, 카르스트 지형의 풍경, 메콩 강, 프랑스 식민지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건축물, 폭포들, 소수 민족 마을들


라오스의 명소: 루앙프라방 역사지구, 꽝시폭포, 방비엥, 비엔티안(파탓루앙, 파투사이), 왓푸사원, 메콩강, 시판돈, 볼라벤 고원


먹어볼 것: 쌀국수

해볼 것: 자전거 타고 시골 다녀보기, 꽝시폭포에서 다이빙하기

사올 것: 커피 원두


여행 팁: 킵은 쉽게 환전이 안되니 트래블 카드로 ATM기에서 인출할 것. 툭툭은 최대한 흥정해 볼 것.


인도차이나 반도의 내륙 국가. 바다가 없지만 멋진 시골 풍경과 다양한 액티비티, 그리고 풍부한 문화까지 모두 만나볼 수 있는 나라, 라오스


과거 TV <꽃보다 청춘>에 나온 이후, 많은 한국인들이 찾는 라오스. 티웨이항공, 라오항공 등에서 인천 ~ 비엔티안 노선을 운항하는 덕분에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사실 TV 프로그램에 방영된 것보다 라오스가 유명한 것은 바로 배낭여행자의 천국이기 때문이다. 저렴한 물가, 멋진 자연, 다양한 액티비티 등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을 끌어모을 요소가 충분한 라오스로 올해 초, 아빠와 배낭여행을 떠났다.


저녁 비행기를 타고 인천을 출발하면 밤 늦은 시각,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 위치한 왓따이 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우리는 비엔티안에서 1박을 한 뒤, 다음날 아침 곧장 라오스 북부의 역사도시 루앙프라방으로 향했다. 중국이 비엔티안에서 방비엥, 루앙프라방을 거쳐 중국 국경까지 고속철도를 깔아놓아서 이동이 꽤나 편리하다. (심지어 기차역 역명도 거대하게 한자로 적혀있다. 일대일로 사업의 일환인듯 하다.) 기차역에 내려서는 인당 4만킵에 시내까지 가는 툭툭을 흥정해서 탈 수 있었다. (한화 약 2,700원)


루앙프라방 가는 기차 안에서 (김태호, 2025)


루앙프라방은 시내의 많은 건물들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을만큼 오랜 역사를 지닌 라오스의 고도이다. 전통 불교 사원부터 프랑스의 영향을 받은 유럽풍의 건물들까지 (라오스는 한때 프랑스의 식민지였다) 라오스의 역사와 문화를 잘 드러내는 건축물들이 시내 곳곳에 놓여있다.


루앙프라방 구시가지 (김태호, 2025)


시내에는 꽃과 나무가 많았고, 프랑스의 영향인지 열대 분위기가 나는 유럽 휴양지 같다는 느낌을 주었다. Sisavangvong Rd가 이 동네의 메인 거리인듯 한데, 여러 상점들과 여행사들이 있다. 이 거리의 건물들은 동남아와 유럽의 건축 양식이 혼합된 듯 하다. 흰색 칠 + 갈색 지붕의 건물들을 보니 볼리비아의 수크레와도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유럽 열강들은 제국주의 시대에 남미로, 또 아시아로 참 멀리도 진출한 것 같다.


루앙프라방에서 가장 유명한 사원은 왓씨엥텅 사원이다. (입장료 인당 30,000킵 = 약 2,000원) 우리나라의 절들과는 다른 모습을 갖춘 사원 건물들을 볼 수 있는 곳으로, 루앙프라방에 갔다면 꼭 가봐야 할 명소이다. 왓씨엥텅 말고도 왓 위순나랏, 왓 마이 등의 사원들도 가볼만한 장소들이다. (우리는 루앙프라방에서의 둘째날에 두 사원을 둘러보았다.)


왓 씨엥 텅, 루앙프라방 (김태호, 2025)


루앙프라방 교외에는 라오스를 대표하는 또 다른 관광지가 있다. 바로 꽝시폭포인데, 툭툭을 타고 40여분 이동해야 갈 수 있는 곳이다. 최근에는 ENA <지구마불 세계여행>에서 곽튜브가 다녀오기도 한 장소이다. 꽤나 멀기 때문에 툭툭 요금이 비싸다 - 사람을 많이 모아서 떠나는 것이 인당 요금을 낮추게 해주는데, 우리는 시간대가 좀 늦어서 사람이 모이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왕복 450,000킵 (약 30,000원 - 더 낮은 가격으로는 흥정이 안 되었다) 을 지불하고 꽝시폭포를 다녀왔다.


이곳에 오면 아래서부터 몇 개의 폭포를 보면서 하이라이트인 가장 높은 폭포를 보러 올라갈 수 있게 조성된 탐방로를 걸을 수 있다. 아래쪽의 폭포들에서는 수영도 할 수 있고, 바위에서 점프도 해볼 수 있다. 다만 물이 꽤 차갑다!! 그래도 깊이가 아주 깊진 않아 놀기에 좋다. 하지만 점프하는데는 바닥에 발이 닿진 않으니 조심할 필요는 있다. 그리고 수영을 할 수 있는 폭포 주변의 바닥이 정말 미끄러우니 특히 조심해야 한다. (필자도 여기서 미끄러져서 넘어졌다) 그래도 다이빙 하는 것은 재미있고 높이도 별로 높지 않으니 꼭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 역시 이곳에서 세번 정도 뛰었다.


꽝시폭포 (김태호, 2025)


꽝시폭포와 루앙프라방을 오가는 길은 흙먼지가 정말 많이 날리는 시골길이다. 시골이야말로 한 나라의 문화와 풍경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지역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마주한 라오스는 산과 농촌이 많은 꽤나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여정 자체가 평화롭지는 않은 듯 하다 - 흙먼지는 물론이고, 앞의 차 때문에 급정거를 하는 바람에 다치기도 했다) 이날 저녁에는 쌀국수를 먹었는데, 베트남 쌀국수와는 면발이 다르더라. 한국인 입맛에도 꽤 잘 맞고 한 그릇에 2천원 정도 하니 저렴한 한 끼 식사로 적당한 듯 하다. 루앙프라방에서는 밤에 야시장이 열리니 여기를 가봐도 좋다. 다만 가격대는 조금 높은 편인 것 같다.


다음 날 새벽, 루앙프라방의 또 다른 명물인 탁발 의식을 보기 위해 길을 나섰다. 주황색 의복을 입은 승려들이 길을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음식을 공양받는 의식이다. 유명하다고 해서 보긴 했는데, 엄청 특별한 것이 있지는 않았다. 이후 오전에 왓 마이와 왓 위순나랏을 둘러본 뒤, 메콩강 강변에서 식사를 했다. 메콩강은 동남아시아를 대표하는 강 중 하나로 라오스와 캄보디아, 베트남을 거쳐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긴 강인데 이곳 루앙프라방을 지나간다.


루앙프라방의 탁발 의식 (김태호, 2025)


왓 마이, 왓 위순나랏, 그리고 메콩 강 (김태호, 2025)


루앙프라방의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한 뒤, 기차역으로 향했다. 루앙프라방과 비엔티안 중간에 위치한 방비엥으로 가기 위해서다. 방비엥은 한때 배낭여행자들의 성지로 알려졌으나, 유흥을 위해 많은 젊은 사람들이 모이고 한국과 중국의 단체 여행객들이 찾아오면서 배낭여행지로써의 평판이 내려간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가 다녀온 방비엥은 여전히 재미있게 놀다 갈 수 있는 동네 같았다.


먼저 시내에서 자전거를 빌려 Nam Xay 전망대로 향했다. (2대에 10만 킵 ~ 약 6700원) 길 상태는 좋지 않았지만 경치는 좋았다. 자전거를 타고 카르스트 지형의 풍경을 보며 현지 마을들을 지나는 경험은 충분히 해볼만하다. 전망대 입구에 자전거를 주차하고 30여분 아주 가파른 길로 산을 오르면 멋진 전망을 볼 수 있다. 하산을 후에는 사탕수수 주스를 마신 뒤, 자전거를 타고 마을로 복귀했다.


방비엥 (김태호, 2025)


Nam Xay Viewpoint와 방비엥의 시골 길 (김태호, 2025)


다음 날 무엇을 할지 고민을 했다. 사실 방비엥은 블루 라군이라 불리는 천연 수영장? 에서 수영을 하는 것이 유명하긴 한데, 조금 추울 것 같고 꽝시폭포에서 수영을 이미 했던지라 다른 액티비티를 알아보고 있었다. 결국 방비엥을 관통하는 남송강에서 카약을 타기로 하고 2인 30만 킵 (2만원) 에 예약을 했다. 카약을 타고 나서는 씻고 비엔티안으로 이동해야 했기에, 숙소에는 late check-out을 요청했다. 카약을 탈 때 비가 내리기도 했는데 꽤 추웠지만 노를 저으니 괜찮아지더라. (노를 젓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다!)


카약을 타고 숙소에서 씻고 나온 뒤에는 현지 두리안을 먹어봤다. 동남아시아를 여행할 때마다 모든 나라에서 두리안을 먹어보고자 하는 목표가 있어서 꽤 비싼 돈을 주고 사먹어보았다. 크리미한 텍스쳐가 없는게 아쉽긴 했지만 맛은 달았다. (동남아 여러 나라에서 두리안을 먹어봤지만 인도네시아에서 먹어본 것이 제일 맛있었던 것 같다.) 이후 우리는 방비엥에서 비엔티안까지 기차를 타고 이동했다. 기차역에서 합승 툭툭을 타고 탓 루앙 사원으로 향했다. 탓 루앙 사원은 비엔티안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황금색 불탑이 있는 사원이다. 사원에는 불상들도 있고 했지만 관리 상태가 별로였다. 그 옆에는 라오스 의회 건물이 있어서 앞에 가보기도 했다.


탓 루앙 사원, 비엔티안 (김태호, 2025)


탓 루앙 사원을 보고서 2km 정도를 걸어 빠뚜싸이로 향했다. 파리의 개선문과 같이 생긴 건축물인데 크게는 프랑스 양식이지만 세부적인 디테일은 동남아시아식이었다. 그냥 랜드마크겠거니 했으나 생각보다 좋았던 장소이다. 이후 주석궁 앞을 지나 식당들이 모여있는 거리까지 걸어갔는데, 갈 만한 식당이 없더라. 라오스 현지식을 먹고 싶었는데 딱히 갈 곳이 없었다. 비도 오는데 식당을 꽤나 헤맨 뒤에야 도가니 국수를 파는 곳에서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빠뚜싸이, 비엔티안 (김태호, 2025)


비엔티안에서 강을 건너면 태국이다. 그렇기에 이 지역을 오래 여행한다면 국경을 넘어 태국 북부 지역을 여행해도 좋을 듯 하다. 우리는 라오스만을 여행하러 왔기 때문에, 비엔티안 관광을 마치고는 공항으로 이동해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한국에서는 골프여행, 가족/단체여행으로 라오스를 많이 찾는 것 같던데 내가 생각하기에는 라오스는 그런 여행지로 적절한 것 같지는 않다. 라오스는 문화와 자연을 즐길 배낭여행객들에게 적합한 듯 하고, 휴양을 위해서는 인근의 베트남이나 태국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싶더라.


대략적인 예산 정리 (2인 여행: 필자 지출 금액) [총 여행 경비: 593,000 KRW]

항공: 296,000 KRW

숙박: 48,000 KRW

기차: 52,000 KRW

기타 비용 (국내, 현지 지출 비용): 197,000 KR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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