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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 Dec 17. 2022

당신도 부우자가 될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에서 부자가 되지 못하면 *됩니다, 라는 말이 피곤해질때

물론 나는 부자가 아니다. 

남편의 월급 없이는 한 달 아니 일주일도 살아갈 수 없는 전업주부이자 서민이다. 무직백수는 아니다. 주부는 정말 일이 많다. 거기에 아이도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공부도 시켜야 한다. 

 ...

그래도 아끼고 분수에 맞게 살면 

살아가는데는 무리가 없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둘이서 2천만원으로 결혼을 준비할 때에도

외곽의 오래된 작은 아파트를 만땅 대출로 살 수 있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좋은 입지는 아니었지만, 

비바람 피할 집한칸 있으면 

쌀과 김치만으로도 살아갈 수 있겠다 싶었기 때문이다.


사정을 아는 친구들중 반은 나를 어이없어 하며 말렸고

반은 집은 남자 수준에 맞춰 사는 거라고 충고해주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도배 장판만 새로 하고

대충 살림살이를 여기저기서 구해 살았다. 

마트에 가서 수저세트와 양은냄비를 사와 라면을 끓여먹어도

소꿉장난처럼 좋았다.


이 멋진 남자를 행복하게 해줘야지, 라는 것보다

남자친구가 생긴것도 신기한데 결혼까지 했다는게

믿어지지 않았다.


현실은 막장 드라마랑 비슷했다.(내 조만간 드라마를 쓰리라)


당시에는 쳐다보지도 않던 동네의 아파트는

부동산 가격이 치솟으면서 올라갔고, 

변두리 외곽의 우리집 가격까지 올라갔다.


기분? 좋았다. 

것봐, 내가 옮기자고 했잖아. (2호가 태어나면서 단지의 좀더 큰 평수로 집을 옮겼다. 그때는 그 모든 것이 가능했다) 남편에게 다 내덕이라는 소리를 하기도 하고, 

나도 이 자본주의에서 살아남으려면

신사임당처럼 스마트 스토어를 해야 하나?

유튜브를 해야 하나?

주식을 해야 하나?


투자를 해야할 것 같았다. 

그래서 들어갔다. 주식.

지금 나는, 나의 옛 사수의 말씀

'돼지 똥꾸멍에서 콩나물 빼먹는다'는 거이랑 비슷한 상황이다. 

개미 눈물만큼은 비상금을 탈탈 털어서 

꽉 물려있다. ㅠㅠ 내 돈

나름 책도 보고 유튜브도 열심히 보고

공부도 했다고 생각했지만

제멋대로 움직이는 손가락을 제어하지 못했다.


...

매일매일 치킨 한마리 값이면 족하다고 말했지만,

굴삭기가 급등하면서 70% 이상 올라서 30만원을 벌어들인 것이 화근이었다.

30만원에 눈이 먼 .... 나는 .....여기저기 손가락을 놀리다 여기저기 꽉 물려 꼼짝도 못하고 있다.



유튜브도 돈이 된다고 했다. 

영상편집을 배워야지, 

배우긴 뭘 배우나.

아도비 구독경제에 일년간 기부하고 있다. 

유튜브를 열심히 구독하고 있긴 하다. 

콘텐츠 생산자가 되어야 한다는데

열혈 소비자가 되었다. 이러다 유튜브 프리미엄까지 구독하게 생겼다.


그나마 다행인건 나름 진입장벽이 높은(?)

스마트 스토어는 시도만 해보다가 말았다는 정도다. 

만약, 사입해서 쌓아둔 상태라면

생각도 하기 싫다. 


그래! 돈은 부동산이지.

나는 부동산으로 나름 성공도 해봤잖아? (착각하고 있다)

부동산 카페에 가입해 눈팅하고 

난다긴다하는 자수성가 분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먼저 아껴서 종잣돈을 마련해야 한다. 

......

쥐어짜게 아껴야 한다.

.....

짤게 없다. 어쩌지?


쥐어짤 돈이 없는 사람은 돈을 벌어야 한다는데, 

파이프 라인을 만들 파이프는 어디서 구해야 하는가.


물론, 나도 부자가 되고 싶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돈 걱정없이 살고 싶다. 

철에 맞게 애들 옷해 입히고

부모님들도 한번씩 해드리고 

먹고 싶은 거 먹고 

하고 싶은 거 하고

애들이 다니고 싶다는 학원 걱정없이 보내고 싶다는 뜻이다. 

그게 내가 되고 싶은 부자다. 


근데 그런 마음을 먹었다가도

자꾸 여기저기서 

돈돈돈

부동산, 주식, 코인 등.......으로 부자되라는 주문들이


너무 피곤하다. 

피곤하다. 


부자는 됐고, 

아니다 그건 아니다. 


...


오늘은 로또를 사야겠다.

로또를 사봐야겠다. 


날아가는 잡새가 싸재끼는 똥도 맞아본 나인데, 

로또쯤이야.


그래, 나는 로또 될 확률보다 어렵다는 날아가는 새똥도 맞아본

행운의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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