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내내 시달린 독감이야기
5월부터 지독한 감기가 시작되었다.
목이 살짝 부은 게 느껴지더니 사랑스러운 연휴가 시작되던 날, 미칠듯한 감기기운을 느끼고 말았다.
일주일만 몸관리 잘하면 되겠지, 하던 감기는 그렇게 나와 5월 한 달을 함께했다.
5월에는 본격적으로 쓰리잡을 시작했다.
카페, 칵테일바, 위스키바.
그중 칵테일바와 위스키바에서는 손님들이 가끔 바텐더의 술도 사주곤 한다.
감기와 약에 취해 헤롱헤롱하는 나라면 술 조절해야 하는 게 맞는데
여러 술을 마셔보는 것이 공부라고 여기며 살고 있는 나는, 신이 나서 또 마셔버리고 말았다.
5월 둘째 주쯤, 몸이 나아질 것 같았던 상황에서 또다시 감기에 걸려버렸다.
화창하고 참 예뻤던 5월, 코로나환자처럼 마스크를 열심히 끼고 다녔다.
불가피하게 친구들을 만나야 할 때면 미안함에 어쩔 줄을 몰랐다.
감기약을 열심히 챙겨 먹으니 이제는 위가 고통스러워했고,
기침을 많이 하니 등 근육이 놀라서 고통스러워했다.
감기바이러스들이 로맨틱한 한달살이 하기 좋은, 아주 딱 맞는 몸을 찾았던 것이다.
정말 총체적 난국이었다.
6월이 되니 그 지독하던 감기가 사라져 갔다.
그리고 나의 쓰리잡 중 하나도 그만두게 되었다.
몸 관리도 하지 않으면서 쓰리잡에 뛰어드니 스스로에게도,
일하는 곳에도 이기적이게 행동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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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 글은 바쁘게 열심히 살자 마음먹었지만 몸관리는 안 한 나의 반성일기가 아닐까.
*그림에 적은 글은 즉흥적으로 적었기에, 브런치에 다시 정리해서 옮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