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못해서 이혼당할 거라며!!
결혼 전 신랑과 연애하기 전에는 점을 자주 보러 다녔었다. 직업. 사랑 모든 게 불안정하다고 느껴서, 용하다는 점집 정보를 얻으면 멀던 가깝던 찾아다녔다. 보통 사주를 던져주면 풀이해주던가, 신점으로 봐주던 곳들이었는데, 사주가 나쁘지는 않았다. 좋은 말을 많이 들어서, 점집을 나올 때면 좋은 기분이 좋아 며칠은 기분이 좋았다. 약빨이 떨어질 때쯤이면, 금단현상처럼 또 점집을 찾아 헤매는 삶의 반복이었다. 나쁜 소리는 들은 적 없다지만, 어딜 가나 한결같이 좀 걱정되는 말을 듣기는 했었다.
"자식이 엄청 귀한 사주야"
처음에는 이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삼십 대가 넘어가자 은근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친구가 자주 간다는 용한 점집이 있다는 말에 난 또 냉큼 예약을 해버렸다.
점집에 들어섰고, 맹인 분이 점을 봐주셨는데, 맹인이라니 왠지 더 점을 잘 봐주실 것 같았다. 촉이 더 좋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한껏 기대를 안고 경청을 했다.
"제가 공인중개사를 공부 중인데, 붙을 수 있을까요?
"이번엔 안돼"
"지금 만나는 남자 친구와는 결혼이 성사될까요?
"하긴 해. 궁합이 안 맞는 건 아닌데, 남자 인맥 때문에 네가 좀 힘들 거야"
"자식은 몇이나 낳을까요?"
"넌 자식운이 없네. 아기 못 낳아서 이혼당할 팔잔데?"
여태껏 봐욌던 점집과는 달리, 엄청난 막말을 퍼부으셨다. 그 말을 들으니 난 더 이상 궁금한 게 없어졌고 황급히 점집을 빠져나욌다.
그때 이후로 난 조급증이 생겨, 남자 친구를 자꾸 시험했다.
"내가 아기 못 낳으면 어떡할 거야?"
"결혼해도 자기 지금처럼 매일 지인들 만날 거야?" 등등...
그때 이후로 난 점을 보러 간 적이 없다. 역시 막말을 들어야 점집을 끊는다고 생각하겠지만, 처음에는 그랬다. 무슨 말을 들을지 무서워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점을 보러 가지 않는 궁극적 이유는 그때 그 남자 친구를 만나면서 내 삶은 편안해졌고, 더 이상 불안에 떨지 않아도 될 만큼 믿음을 주는 사람이었기에 남의 말은 중요치 않게 됐다.
그리고 난 피임을 열심히 했지만, 속도위반으로 결혼을 했다. 아기는 건강하게 무사히 태어났고, 안 생기면 어쩔 수 없지만 만약 둘째가 생긴다면, 2살 터울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읽었는지 딱 2살 터울이 될 둘째도 뱃속에서 잘 자라고 있다.
아. 참! 그리고 지인 때문에 속 썩인다는 신랑은 약속이 생겨도 와이프와 아들 보고 싶다고 집으로 달려오는 아들바보에 팔불출 마누라 바보다.
점쟁이의 싸대기를 한껏 후려친 기분이랄까?
임신 못해서 이혼당할 거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