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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6 - Link(1)

파트 1 - 금지된 연결

by The being

파트 1: 금지된 연결


네오시티는 첨단 기술의 찬란한 빛과 그 이면의 어두운 그림자가 공존하는 도시다. 공중을 떠다니는 드론 광고와 거대한 전광판이 밤낮 없이 빌딩을 물들이고, 도시 곳곳에서 금융 거래와 데이터 이동이 멈추지 않는다. 하지만 이 화려한 모습은 극소수에게만 허락된 특권이다. 중심가를 벗어나면 무너져 가는 건물들과 네온사인에 가려진 골목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이곳에서는 정보를 무기로 삼은 해커들과 범죄자들이 법망을 피해 활개 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소년초과자들은 누구보다 위험한 존재다. 법적으로 처벌받지 않는 나이를 방패 삼아 점점 더 큰 범죄에 손을 대고 있었다.


재민은 그 어둠 속에서도 독보적인 위치에 서 있었다. 상위 0.1%의 삶을 누리며 자랐지만, 부모의 과한 기대와 무심함 속에 방치된 그는 외로움을 해킹으로 채워갔다.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했지만, 점점 더 깊은 범죄의 늪에 빠져들었다. 이제 재민은 네오시티의 기업 네트워크를 손쉽게 뚫고, 금융 시장을 조작하며, 기밀 정보를 암거래 시장에 흘려보내는 해커가 되었다.


재민: (혼잣말) 이번엔 뭘 해볼까…


한적한 골목 구석, 재민은 노트북을 펼치고 공공 와이파이에 몰래 접속했다. 주변의 신호를 증폭한 그는 기업 서버에 침투해 금융 데이터와 주식 시장 정보를 손에 넣었다. 그의 손놀림은 정확하고 빠르다. 주식 가격에 미세한 오류를 심어 둔 그는 곧 이 데이터가 일으킬 파장을 예상하며 미소를 지었다.


재민: (작게) 접속 완료… 좋아, 깔끔하네.


노트북 화면에 떠오른 성공 알림을 확인한 재민은 잠시 후 노트북을 덮고 가만히 숨을 고른다. 그때, 페이트가이드가 깜빡이며 재민의 위치를 자비 일행에게 알렸다. 자비, 선희, 노블, 프린터는 어둠 속 골목을 따라 조심스럽게 그에게 다가갔다.


노블: 저기 있다. 저아이가 재민인가?


프린터: (조심스럽게) 뭔가 수상한데… 위험한 냄새가 나.


자비는 골목 끝에서 재민을 지켜보며 잠시 상황을 분석했다. 정확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는 직감이 들었다.


자비: 성급하게 움직이지 마. 아직 확실히 알아야 해.


선희: (고개를 끄덕이며) 맞아. 일단 좀 더 지켜보자.


재민의 손은 여전히 멈추지 않고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 주식 차트가 화면에 빼곡히 떠오르며 빠르게 변하고, 그가 조작한 정보들이 실시간으로 반영되고 있었다. 하지만 재민은 그들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자비: (낮게) 지금이야.


자비 일행은 발소리를 죽인 채 재민에게 다가갔다.


자비: 재민아.


재민은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놀라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에는 경계와 불안이 스쳐 지나갔다.


재민: (날카롭게) 뭐야? 너희 뭐 하는 놈들인데 나한테 오는 거야?


선희: 널 만나러 왔어. 네 이야기를 좀 듣고 싶어.


재민: (비웃으며) 내 얘기를 듣겠다고? 웃기네. 잡으러 온 거 아니면 뭘 하러 온 거냐?


노블: (침착하게) 우린 널 막으러 왔다.


재민: (코웃음 치며) 막겠다고? 나를? 너희가 뭘 안다고 그래.


프린터: (작게) 진짜 만만한 상대가 아니네…


자비는 침착하게 한 발 앞으로 나섰다.

자비: 네가 왜 이런 일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 우리가 알아야 널 도울 수 있어.


재민: (눈을 가늘게 뜨며) 도와준다고? 웃기지 마. 결국 다 똑같아. 너희도 나한테서 뭔가 뺏으러 온 거잖아.

선희: (조용하지만 진지하게) 우린 뺏으러 온 게 아니야. 네가 왜 이런 길을 선택했는지 알고 싶어서 왔어.

재민은 한동안 그들을 노려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짧은 침묵 속에서 그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살짝 비쳤다.

재민: (작게) 그래. 얘기해 줄게. 근데 알아둬. 너희가 뭘 해도 나를 막을 순 없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곳까지 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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