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진의 편지
혜진의 편지
안녕,
이 편지를 쓰는 지금, 네가 떠오르네.
그동안 나 자신을 용서하지 못했던 내가, 이제야 이렇게 네게 마음을 전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내가 살아남았다는 사실, 그리고 지키지 못한 것들에 대한 죄책감이 항상 나를 짓눌렀어. 그 무게가 너무 커서, 너를 떠올리는 것조차 두려웠지.
하지만 이번 여정에서 내가 깨달은 게 있어. 너의 미소와 기억은 내가 짊어져야 할 짐이 아니라, 나아가게 하는 힘이라는 걸 말이야.
내가 이렇게 달라질 수 있었던 건, 함께해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야. 자비, 노블, 프린터, 선희… 이 사람들이 내 손을 잡아주고, 내게 다시 일어설 용기를 줬어. 그리고 너도 항상 나를 응원하고 있다는 걸 느꼈어.
이제야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나는 더 이상 나 자신을 미워하지 않으려고 해. 대신 너와의 기억을 가슴 깊이 품고, 그 힘으로 앞으로 걸어가려고 해.
혹시 네가 지금도 어디선가 나를 바라보고 있다면, 내가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 너와의 약속, 그리고 너를 잊지 않겠다는 다짐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게.
늘 고맙고, 보고 싶어.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혜진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