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 4 - 기억의 경계로 떨어지다.
파트 4: - 기억의 경계로 떨어지다.
자비: (공중에 떠 있는 자비가 방 안의 무거운 정적을 깨며) “그를 이대로 둘 순 없어. 우리는 그의 정신세계로 들어가야 해.”
노블: (침착하게, 자비를 바라보며) “그 안은 단순한 기억이 아니야. 감정과 상처가 복잡하게 얽혀 있을 거야.”
프린터: (팔짱을 끼고 투덜대듯) “그래, 좋아. 근데 거기서 길을 잃으면 우리도 돌아오기 힘들 거야. 감정의 늪에 빠지는 순간 끝이지.”
자비: (작은 빛의 고리를 만들어내며) “이건 단순한 문이 아니야. 기억과 감정의 파편으로 이어진 복잡한 길이야. 길을 잃지 않게 조심해야 해.”
선희: (긴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우리가 그의 가장 깊은 상처와 마주해야 해... 준비됐어?”
프린터: (어깨를 으쓱하며 시니컬하게) “준비? 그냥 들어가면서 생각하면 되지.”
자비가 만든 빛의 고리는 점점 커지며 방 안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통로로 변했다. 통로 너머에는 끝없는 어둠이 펼쳐져 있었고, 민석의 조각난 기억들이 물 위의 잔상처럼 일렁였다. 일행은 주저하지 않고 통로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 순간, 모든 것이 일그러지며 그들은 공중에 떠 있는 듯한 감각과 함께 끝없는 혼돈 속으로 빠져들었다. 중력의 개념이 사라졌고, 주위로는 민석의 조각난 기억들이 부유하는 파편처럼 떠다니기 시작했다.
기억의 조각 1: 어린 민석이 공원에서 혼자 놀고 있다.
기억의 조각 2: 민석이 학교 복도에 주저앉아 신발을 잃어버린 채 울고 있다.
기억의 조각 3: 재호가 민석에게 도움을 청하는 메시지를 보내는 장면.
이 조각들은 깜빡이며 겹쳐지고, 일그러진 목소리들이 사방에서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
메아리 (기억 속): “도와줘.” “넌 이제 친구가 없어.” “왜 참견했어?”
프린터: (주위를 둘러보며 팔짱을 낀 채) “여긴 뭐, 끔찍한 기억 전시장이군.”
그 순간, 통로가 급격히 뒤틀리며 주변의 기억 조각들이 폭발하듯 흩어졌다. 공간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일행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끌려 들어갔다.
선희: (당황하며 소리친다) “자비! 모두 조심해!”
그러나 그들은 각기 다른 기억 속으로 흩어졌다.
선희는 민석의 기억 속 체육관에 떨어졌다. 그곳에서 어린 민석은 혼자 농구공을 쥐고 주저앉아 있었다. 멀리
서 몇 명의 아이들이 그를 지켜보며 속삭였다.
아이 A: “쟤, 재호랑 어울리더니 이제 왕따야.”
아이 B: “친구 하나 없어졌네.”
선희는 민석에게 다가가려 했지만, 투명한 벽이 그를 둘러싸고 있었다. 선희는 벽을 두드리며 외쳤다.
선희: “민석아, 넌 혼자가 아니야. 우리가 여기 있어.”
그러나 민석은 고개를 들지 않았고, 체육관의 빛이 서서히 어둠에 잠식되었다.
노블은 민석이 괴롭힘을 당하던 학교 복도로 떨어졌다. 민석은 바닥에 주저앉아 울고 있었고, 주위 친구들의 비웃음이 가득했다.
아이 C: “너도 이제 재호랑 같은 신세네.”
노블은 조용히 민석 옆에 앉아 말을 건넸다.
노블: “민석아, 네 잘못이 아니야. 넌 도울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이야.”
그때 파라사이트가 어둠 속에서 솟아올랐다. 파라사이트는 조소하며 말했다.
파라사이트: “도움? 그게 무슨 소용이 있었나? 결국 민석은 상처만 남았잖아.”
노블: (단호하게) “세상이 잘못된 거야. 민석은 잘못이 없어.”
일행은 각기 다른 기억 속에서 민석과 접촉하려 했지만 실패했고, 점점 더 깊은 어둠에 잠식되었다. 그러나 결국 왜곡된 중학교 교실에서 재회했다. 그곳에는 혼란스러운 표정의 민석과 그의 곁에 서 있는 파라사이트가 있었다.
파라사이트: (조용히 속삭이며) “이 아이는 여기 남을 거다. 밖에 나가봤자 또다시 상처받을 뿐이야.”
자비: (부드럽게, 민석에게 다가가며) “네가 겪은 고통은 사라지지 않아. 하지만 그 고통이 네 인생의 전부일 필요는 없어.”
김민석: (머리를 감싸며 고개를 숙인다) “난... 모르겠어. 나가면 또다시 혼자일 것 같아.”
선희: (차분하게) “괜찮아, 민석아. 네가 무너져도 우리는 네가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도울 거야.”
파라사이트: (민석을 더 강하게 붙잡으며 속삭인다) “거짓말이다. 넌 결국 혼자야. 여기 남아라. 여기선 상처받지 않아.”
민석은 두 목소리 사이에서 갈등하며 침묵에 빠졌다. 그의 결단은 아직 오지 않았지만, 선택의 순간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