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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9 - lies and truth

파트 2 - 만남의 씨앗

by The being

파트 2 - 만남의 씨앗


콩은 좁고 차가운 방 안에 앉아 있었다. 창문에 드리운 철창 사이로 햇빛이 겨우 한 줄기 비쳤다. 그의 손목에는 아직도 체포 당시의 자국이 남아 있었다. 손끝을 보며 중얼거렸다.


콩: "도망치던 그 아이... 내 말을 듣고 겁에 질렸지. 도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머릿속은 끊임없이 광장에서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폭죽 소리와 함께 비명을 지르던 사람들, 자신을 피해 뒤돌아가던 소녀의 얼굴.


콩: "난 그저 축복을 나누려 했는데... 다들 왜 날 그렇게 쳐다봤지?"


그는 고개를 숙였다가 갑자기 머리를 감싸 쥐었다.


콩: "아냐, 사실 내가 얼마나 미친 짓을 했는지 다 알아. 난... 난 괴물처럼 굴었어."


벽에는 병원의 스피커가 낮은 음악을 흘려보냈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여전히 파라사이트의 목소리가 맴돌고 있었다.


파라사이트(환청): "그래, 괴물. 이제야 알겠어? 너는 텅 빈 상자야, 콩. 네가 아무리 애써도 세상은 널 이해하지 못할 거야."


콩은 두 손으로 귀를 막았다.


콩: "조용히 해! 이제 그만하라고!"


간호사가 방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녀는 서류를 확인하며 그에게 말했다.


간호사: "콩 씨, 면회자가 왔습니다."


콩은 고개를 들었다.


콩: "면회자? 내가 여기 있는 걸 아는 사람이 없는데."


간호사는 대답 대신 문을 열었다. 병원 특유의 희미한 소독약 냄새 사이로 네 사람이 들어왔다.


가장 먼저, 낯선 남자와 소녀가 들어왔다. 남자는 차분하게 콩을 바라보았고, 소녀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콩을 살폈다. 그 뒤를 따라 온 또 다른 남자는 손에 든 카드를 빠르게 섞으며 상황을 가늠하는 듯했다.


마지막으로, 기묘한 형체가 천천히 들어왔다. 그들은 자비의 뒤에서 말없이 섰다. 콩은 낯선 이들을 번갈아 쳐다보다가 냉소적으로 웃었다.


콩: "뭐야, 무슨 단체야? 대체 나한테 왜 온 거냐고."


자비가 조용히 콩의 앞에 앉았다.


자비: "안녕하세요, 콩 씨. 우리는 당신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왔습니다."


콩은 냉소적인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콩: "내 이야기? 나를 신이라고 믿었던 광인의 이야기를 듣겠다는 거야? 그래, 사람들이 나를

미친놈으로 보는 이유를 알고 싶겠지."


자비: "광인이 아니라... 결여된 사람. 당신은 자신이 텅 비어 있다고 느끼지 않나요?"


그의 말에 콩의 표정이 굳어졌다.


콩: "뭐라고 했어? 네가 뭘 안다고 그런 말을 해."


자비는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


자비: "당신 가슴의 빈 공간은 마술을 위한 자리 아닙니까? 당신은 그것을 축복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저주처럼 느껴지죠. 맞나요?"


콩은 고개를 돌리며 침묵했다.


자비: "하지만 빈 공간은 저주가 아닙니다. 결여는 당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의 공간입니다."


머릿속에서는 광장의 기억이 반복되었다.


폭죽 소리가 사람들을 놀라게 하던 순간.


아이를 두려운 얼굴로 감싸던 부모.


자신이 웃으며 외쳤던 말들.


콩: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 어쩌면 모두가 옳을지도 몰라. 난 그냥... 다 망치는 인간일 뿐이야."

그의 목소리가 점점 더 작아졌다.


자비: "모두가 옳다는 건, 당신의 가능성까지 부정하는 건 아니에요."


콩은 고개를 들었다.


콩: "가능성? 내가 어디에 그런 게 있다고 생각하는데?"


자비는 부드럽게 말했다.


자비: "당신의 마술 말입니다. 당신 가슴의 빈 공간에서 나온 모든 것들이 말해줍니다. 그것은 파괴가 아니라 창조의 시작일 수 있죠. 당신이 그걸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축복도, 저주도 될 수 있습니다."


콩은 그의 말을 한참 동안 되새겼다. 어딘가 깊은 곳에서 작은 불씨가 피어나는 듯했다.


콩: "그래서, 내 이야기를 보여주라... 그걸 어떻게 하라는 거지?"


자비: "곧 열릴 마술사 경연에 참가하세요. 당신의 빈 공간이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무대에서 보여주면 됩니다."


콩은 놀라며 손을 흔들었다.


콩: "마술사 경연? 내가? 거기 나가서 또 망치면 어쩌라고?"


자비는 그의 눈을 차분히 바라보며 대답했다.

자비: "망치는 건 괜찮습니다. 그건 당신이 시도했다는 증거니까요."


콩은 잠시 침묵하다가,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콩: "알겠어. 나가볼게. 하지만… 또 실패하면 정말 끝날 수도 있어."


자비: "끝이 아닙니다. 그것은 새로운 시작입니다."


콩은 자비를 바라보다가, 방 한편에 서 있는 세 사람을 천천히 훑어보았다. 그들은 여전히 말이 없었지만, 마치 무언가를 믿고 있다는 듯 고요한 확신을 품고 있는 눈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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