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13 - Bless

Part 2 - 균열과 헤어짐

by The being

Part 2 - 균열과 헤어짐


비는 여전히 세차게 쏟아졌다.

도시는 거대한 덫처럼 사람들을 조여왔다.

아무리 두꺼운 나무판자를 창문에 박고, 철문을 걸어 잠가도 소용없었다.


감염자들은 끝끝내 사람들을 찾아냈다.


어머니와 아이가 방구석에 웅크리고 있었다.


방은 어둡고 눅눅했으며, 벽 틈에서 물이 흘러내렸다.

갑자기 창문 밖에서 무언가 두드려졌다.


쾅—!


뒤이어 검게 물든 눈동자가 틈새로 스며들듯 들이닥쳤다.


“보라… 보라…”


나무판자에 긁히는 소리, 손톱이 파고드는 소리가 이어졌다.

틈이 벌어지자, 감염자의 고개가 기묘하게 꺾이며 안으로 들이밀어졌다.

그 시선은 숨은 사람을 집요하게 추적했다.


어머니는 아이를 가슴에 파묻었지만, 이내 감염자의 손이 그녀의 머리를 움켜쥐었다.

억지로 고개가 들어 올려졌고, 눈과 눈이 마주친 순간— 잿빛 반점이 목덜미에 번져갔다.


아이의 울음은 곧 “보라…”라는 합창 속에 삼켜졌다.


두 남자가 숨을 죽이고 웅크려 있었다.


그러나 위쪽 배수구 덮개가 끼익 열리더니, 감염자가 거꾸로 기어내려왔다.

거미처럼 벽에 매달려 그들을 내려다봤다.


“보라… 보라…”


남자들이 눈을 가렸지만, 감염자는 손을 뻗어 눈꺼풀을 억지로 벌렸다.


잠시 후, 두 눈동자가 동시에 칠흑으로 잠식되었다.


지하실은 곧 합창으로 울려 퍼졌다.

거리는 더 이상 피할 곳이 없었다.


천장, 벽, 틈새, 어디서든 감염자들이 기어들어왔다.


숨은 자들을 끝내 찾아내고, 눈과 눈을 맞추게 만들었다.

이 도시는 이미 지독한 사냥터였다.


폐허가 된 건물 안, 자비 일행은 몸을 숨기고 있었다.

밖에서는 합창이 메아리쳤지만, 안에서는 분노가 터져 나왔다.


논알콜: “결국 우린 아무것도 못 했잖아! 자비 형이 다 했다고!”


노블: “넌 목소리 하나 제대로 내지 못했지 않나! 네 노래는 다 묻혔어!”


논알콜: “뭐라고? 난 내 전부를 쏟아냈어! 넌 글 몇 줄 끄적이며 뭘 했는데?”


콩: “그만! 너희 다 똑같아! 내 마술은 폭주했고, 오히려 너희를 위협했어! ”


프린터: “내 그림은 사라졌지만, 넌 통제조차 못 했잖아! 네가 제일 위험했어!”


목소리가 서로를 찢었다.

그들의 죄책감은 분노로 바뀌어, 결국 서로를 향해 날카롭게 쏟아졌다.


선희: “그만해! 제발 그만! 자비가 우리를 위해 뭘 했는지 잊었어? 우리가 이렇게 무너지는 게 자비가 원했을까!”


그러나 이미 균열은 깊었다.


침묵이 내려앉자, 각자는 같은 결론에 닿았다.


“같이 있어도 의미가 없다.”


논알콜: “…난 내 길을 가겠어. 더는 못 버티겠어.”

노블: “글은 혼자 써야 해. 답을 찾으려면 흩어져야 해.”

콩: “내 마술은 곁에 두면 안 돼. 혼자 감당해야 해.”

프린터: “나는 나대로 길을 찾을 거야.”


서로를 붙잡는 이는 없었다.


한 명씩, 다른 방향으로 빗속을 걸어 나갔다.

그 뒷모습은 어둠에 삼켜졌다.


멀리, 폐허의 옥상 위.


미라뉘주가 빗속에서 도시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차분했다.


그러나 그 눈빛은 이미 모든 걸 손에 넣은 자의 여유로움으로 번들거렸다.

아래에서 울려 퍼지는 합창은 그의 귀에는 찬가처럼 들렸다.


미라뉘주: “이제 곧… 세상은 다시 태어난다.”


그는 미소 지으며, 검은 군단이 퍼져가는 광경을 끝없이 바라봤다.


폐허 속, 마지막으로 남은 프린터가 허공에 손을 그었다.

습관처럼 흘려 그린 형상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비에 씻기지 않았다.


희미하지만 벽 위에 남아, 사라지지 않고 빛의 잔상처럼 흔들렸다.


프린터는 그것을 보지 못한 채 고개를 숙이고 떠났다.

남겨진 형상은 작은 불씨처럼, 앞으로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었다.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