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13 - Bless

Part 8 - 이어지는 마음 2

by The being

Part 8 - 이어지는 마음


비는 마침내 그쳤다.


밤새 세차게 내리던 빗줄기가 멎자, 도시 위에는 적막이 찾아왔다.

그러나 그 적막은 평화의 고요가 아니라, 폭풍 뒤 남겨진 잔해와도 같았다.


도로 위에는 무너진 간판과 쓰러진 전선이 흩어져 있었고, 아직 배수되지 못한 물웅덩이는 달빛을 받아 검게 번들거렸다.


공기는 눅눅하게 젖어 있었고, 곰팡이와 시멘트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도시의 심장을 쥐어짜듯 울려 퍼지는 합창이 정적을 대신하고 있었다.


“보라… 보라…”


그 소리는 건물 벽과 하수구, 골목과 지하실을 타고 울려 퍼지며 사람들의 내면을 두드렸다.

귀를 막아도, 눈을 감아도 들려오는 합창.

그러나 그 속에는, 조금 전부터 다른 리듬이 스며들고 있었다.


그것은 서로 흩어져 있던 다섯 명이 만들어낸 파동이었다. 2


노블 ― 글귀의 인도


노블은 도서관을 빠져나왔다.

폐허가 된 계단을 밟을 때마다 축축한 물기와 먼지가 뒤섞여 뿌연 연기가 일었다.

그는 손에 든 종이를 꼭 붙잡았다.


종이는 이미 여러 번 젖어 무너져 내릴 듯했지만, 그 위의 글귀는 희미한 빛을 띠고 있었다.

노블은 펜을 꺼내 떨리는 손끝으로 글을 썼다.


노블: 길을 인도하라.

순간, 종이 위에서 빛이 퍼져나가더니 거리 한가운데로 번졌다.

돌더미 사이에 환한 흔적이 나타났고, 마치 빛의 화살표처럼 깜박이며 앞으로 나아갈 길을 가리켰다.

노블은 눈을 크게 뜨고 숨을 몰아쉬었다.


노블: 이건… 나만을 위한 게 아니야. 누군가와 이어지고 있어.

그의 눈빛은 흔들렸지만, 동시에 결심이 피어났다.

그는 글귀의 빛을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발걸음 하나하나가 물웅덩이를 밟을 때마다, 빛의 흔적이 더 강하게 맥박치듯 반짝였다.

그것은 마치 멀리서 다른 이가 손을 뻗어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신호 같았다.


프린터 ― 벽의 지도


골목 어귀.


프린터는 젖은 벽 앞에 섰다.


그의 손에는 뢰브펜이 쥐어져 있었고, 손가락은 땀과 빗물로 미끄러웠다.

그는 조용히 숨을 고르며 펜을 벽에 그었다.


까끌까끌한 벽 표면 위에 검은 선이 번졌다.


처음엔 단순한 낙서 같았지만, 곧 그 선들은 서로 얽히고 합쳐져 새로운 형상을 만들었다.

그것은 방패나 장막이 아니었다.

도시의 윤곽을 닮은 지도였다.


프린터: 이건… 뭐지?


그의 눈앞에서 벽화가 서서히 확장되더니, 특정한 방향을 빛으로 가리켰다.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벽에 길을 그리고 있는 듯했다.

그는 직감했다.

이건 자신의 힘만이 아니었다.

어디선가 울려오는 글귀의 힘, 그것이 벽화를 울리고 있었다.


프린터: 노블… 네가 날 부르고 있는 거야?


그의 목소리는 떨렸지만, 눈빛은 빛났다.

그는 벽 위의 길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낙서가 화살표가 되어 어둠을 찢으며 그를 이끌고 있었다.


콩 ― 빛의 표식


다리 밑.


콩은 축축한 바닥에 앉아 눈을 감았다.

그의 손끝에서 작은 빛이 피어올랐다.

처음에는 희미한 불꽃 같았으나, 곧 물방울과 섞여 원을 그리며 퍼져나갔다.


콩: 봐, 선희야. 빛이 어디론가 닿고 있어.


빛은 허공을 가르며 멀리 반짝였다.

물방울에 반사된 빛은 도시의 건물 벽을 타고 올라가, 마치 등대처럼 번쩍였다.

멀리서도 볼 수 있을 만큼 강렬한 표식이었다.


선희는 지팡이를 짚고 감각을 열었다.


선희: 네 빛이… 다른 누군가의 떨림을 불러내고 있어.

콩: 정말… 내 빛이?

콩의 눈동자에 희망이 번졌다.

그는 두 손을 맞잡으며 속삭였다.


콩: 자비… 선희는 내가 반드시 지킬게.


빛은 더 크게 퍼져나가, 어둠 속에서 유일한 등불처럼 타올랐다.


논알콜 ― 울림의 길잡이


폐허가 된 골목.


논알콜은 부아 디빈느를 가슴에 안았다.

차갑고도 묵직한 무게가 그의 손바닥을 짓눌렀다.

그는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온몸으로 파동을 토해냈다.


둔탁한 울림이 땅을 타고 퍼졌다.


벽이 떨리고, 창문이 흔들리고, 웅덩이의 물이 원형으로 진동했다.

감염자들의 합창이 순간적으로 흐트러졌다.

논알콜은 눈을 감았다.

그의 내면에 한 얼굴이 떠올랐다.


논알콜: 픽스… 언젠가 너의 영혼의 울림을 세상이 알아줄 때가 올 거야. 그리고 그 울림은 반드시 닿을 거야.

그의 울림은 단순히 울부짖는 소리가 아니었다.

도시 자체가 거대한 악기가 된 듯, 건물과 땅과 공기가 공명했다.

그 파동 속에서 그는 멀리 번쩍이는 빛을 보았다. 콩의 등대 같은 표식이었다.


논알콜: 그래… 조금만 더 가면, 들릴 거야.


그의 발걸음이 울림과 함께 박동했다.


선희 ― 재회의 예감


선희는 지팡이를 꽉 쥔 채 눈을 감았다.

감각이 도시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그녀는 글귀가 길을 열고, 벽화가 지도를 그리고, 빛이 등대가 되어 번쩍이며, 울림이 땅을 울리는 것을 모두 느꼈다.


선희: 다들… 같은 곳으로 움직이고 있어. 곧 만날 수 있어.


그녀의 목소리는 희망으로 떨렸지만, 그 속에는 불안도 스며 있었다.

왜냐하면 그 파동이 강해질수록, 감염자들의 합창도 더 거세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도시의 고층 빌딩 위.


미라뉘주는 검은 코트를 바람에 휘날리며 어둠 속에서 도시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흔들림이 없었고, 입술은 차갑게 굳어 있었다.


미라뉘주: 모여라… 그래, 힘을 키우고 불씨를 모아라. 하지만 잊지 마라. 너희가 아무리 강해져도, 나의 정의

를 넘어설 수는 없다. 세상은 언젠가 다시 태어나야 한다. 그 끝은 내가 정한 방식으로만 올 것이다.


그의 목소리는 마치 법칙처럼 단단했고, 바람에 실려 도시 곳곳으로 울려 퍼졌다.

멀리서 감염자들의 합창이 더욱 고조되며, 그의 의지를 뒷받침하듯 울려 퍼졌다.


도시는 축축하게 젖어 있었지만, 이제는 다른 울림이 겹쳐지고 있었다.

글귀의 길, 낙서의 지도, 빛의 등대, 울림의 리듬.

흩어져 있던 다섯 명의 흔적이 같은 지점을 향해 타오르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희망이 아니었다.

곧 다가올 거대한 시험의 전조였다.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