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13 - Bless

Part 5 - 나에게 마술이란...

by The being

Part 5 - 나에게 마술이란...


비가 여전히 사정없이 쏟아지고 있었다.


하늘은 찢어진 캔버스처럼 검은 먹물을 퍼부었고, 폐허가 된 도시는 그 먹물을 고스란히 삼켜 무겁고 눅눅한 기운을 내뿜었다.

거리를 걸어가는 두 개의 그림자가 있었다.


한 사람은 안대를 쓴 소녀, 선희. 그녀의 손에는 지팡이가 쥐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녀 옆을 따라 걷는 토끼 탈을 쓴 인물이 있었다. 콩.


선희는 눈앞이 보이지 않았지만, 발끝과 지팡이에 집중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담담했지만, 빗방울에 젖은 속눈썹은 약간 떨리고 있었다.

콩은 그런 선희 옆에서 계속 불안해하며 걷고 있었다.


콩(작게 중얼이며):

“내 마술은 언제든 폭주해… 내가 곁에 있으면 널 더 위험하게 만들 수도 있어… 그래도 괜찮겠니?”

선희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지팡이를 짚으며, 콩의 발자국 소리에 맞춰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 고요가 오히려 콩의 불안을 더 크게 키웠다.


멀리서 이상한 울림이 다가왔다.


“보라… 보라…”


어둠을 찢는 불길한 합창.


콩의 몸이 움찔했다.

골목 저편에서 수십의 감염자가 모습을 드러내며, 빗속을 비틀거리며 걸어왔다.

검은 눈동자들이 번개 불빛에 반짝였다.


그들은 무리 지어, 일제히 선희와 콩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선희는 지팡이를 강하게 짚으며 감각을 넓혔다.


선희: “사방에서… 온다.”


콩의 손끝에 불꽃이 일었다.

하지만 그 불꽃은 이미 제어 불능처럼 흔들리며 폭발 직전의 불안정한 기운을 뿜어냈다.

그는 손을 움켜쥐고 뒤로 물러섰다.


콩: “안 돼… 또 폭주할 거야. 내가 쓰면… 선희까지 다칠지도 몰라.”

그러나 감염자들은 멈추지 않았다.


어느새 선희의 팔을 거칠게 붙잡고, 안대를 잡아내리려 손을 뻗었다.

그녀의 고개가 억지로 들어 올려졌다.


검은 눈동자가 그녀 앞에서 크게 번졌다.


선희: “…!”

그녀는 몸부림쳤지만, 감각만으로는 감염자의 압박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콩의 심장이 터질 듯 뛰었다.


눈앞의 장면은 마치 시간이 느려진 듯 보였다.

빗방울 하나하나가 공중에서 멈춘 듯, 선희가 감염자의 손에 억눌리고 있었다.


그녀의 입술이 떨렸고, 지팡이가 손에서 미끄러질 듯 흔들렸다.

콩의 머릿속에 과거가 스쳐갔다.

그는 마술이 폭주해 불꽃이 제멋대로 튀어오르던 날을 기억했다.

사람들이 놀라 도망쳤고, 자신조차 두려움에 몸을 웅크렸다.


그때, 자비가 다가와 말했다.


자비(기억 속의 목소리):

“힘은 무서울 수도 있지. 하지만 네 마음이 어디를 향하는가에 따라,

파괴도 보호가 될 수 있어.

너의 빛은 균형을 만들 수 있어.”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선희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자비의 말이 심장을 울렸다.


콩은 절규했다.


콩: “안 돼!!! 선희를 건드리지 마!!!”


그 순간, 그의 손에서 눈부신 빛이 폭발했다.

그동안 불안정하게 튀던 불꽃은 부드럽고도 강렬한 섬광으로 바뀌어 감염자를 휩쓸었다.


빛이 감염자의 몸을 스치자, 검은 눈과 잿빛 혈관이 흩어지듯 사라졌다.

그리고 감염자 자체가 빛 속에 녹아 흩어져 갔다.

절규와 함께 그들의 형체가 증발하듯 사라졌다.


콩은 숨을 몰아쉬며 손을 흔들었다.

그가 팔을 휘두를 때마다, 빛의 사슬이 뻗어 나가 감염자들을 하나둘 묶고, 이어서 소거했다.

그들의 합창은 점점 끊기고, 빗속은 다시 고요해졌다.


선희는 아직 가슴이 크게 오르내렸지만, 무사히 서 있었다.

페이트 가이드를 다시 손에 움켜쥔 채, 그녀는 고개를 숙여 콩의 방향을 향했다.


콩은 탈 안에서 눈물이 맺혔다.

두려움, 해방감, 그리고 감정의 파도가 뒤섞여 있었다.

그는 빗속에서 무릎을 꿇고, 손바닥 위에서 아직 희미하게 빛나는 잔광을 바라보았다.


그 빛은 이제 더 이상 폭주하지 않았다.


안정된 불꽃처럼, 부드럽고도 단단하게 그의 손에서 빛나고 있었다.

그의 머릿속에 다시 자비의 목소리가 울렸다.


“너의 빛은 균형을 만들 수 있어.”


콩은 고개를 들어, 선희의 얼굴을 바라봤다.

비록 그녀는 앞을 볼 수 없었지만, 마치 그의 눈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듯했다.


콩(조용히, 그러나 굳건히):

“자비… 선희는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킬게.”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