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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being May 14. 2021

보통의 대화 - 정원호님 편

잡초 편

안녕하세요. 보통의 대화 신용희입니다.


이번 한주도 다들 잘 보내셨나요?


일을 하면서 다른 것을 준비하는 것은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하지만 역시나 시간을 쪼개서 하나씩 무언가를 만들어 간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이렇듯 보통의 대화가 여러분들에게 작은 의미로 다가가기를 희망합니다.


오늘로 벌써 7번째 손님을 모시게 되었습니다.


차곡차곡 쌓이는 보통의 대화를 보며 개인적으로 뿌듯함을 느끼고 많은 분들과 소통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커집니다.


보통의 대화는 누구에게나 열려있습니다. 참여를 원하시는 분은 언제든지 연락을 주세요.


그럼 일곱 번째 대화 시작하겠습니다.   



1.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의정부시 호원동 주민분들의 커피 품질을 책임지고 있는 바리스타 정원호라고 합니다.


2. 요즘 최대 관심사가 있으신가요?


요즘 저의 최대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다양한 커피의 향미를 주민분들과 공유할 수 있을까입니다.

셀 수 없이 많은 종류의 원두와 다양한 단계의 로스팅과 추출법이 있어서 개인 맞춤형 커피를 내려드리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가장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가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의 연속입니다.


3. 무엇이 당신을 열정적이게 하나요?


열정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니 어떤 일에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마음이라고 쓰여있네요. 그렇다면 저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열정적으로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적성에 맞는 일이고 커피를 좋아해서 이왕 하는 거 나도 고객님도 만족하실 수 있는 커피를 만들려고 할 뿐이죠.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마음이라면 지금은 사람과 동물에게 향해 있네요.

더 많은 사람들에게 향하길 바라지만 아직은 오직 한 사람에게만 집중되고 있습니다.


4. 당신에게 슬럼프란?


돌이켜 생각해보면 하기 싫은 일을 하고 있는 모든 순간이 슬럼프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때는 하고 싶은 일을 하거나 쉴 때 온전히 집중할 수 없었어요. 예를 들면 토요일과 일요일이 모두 쉬는 날인데 일요일은 쉬는 게 쉬는 것이 아니었거든요.


지금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슬럼프가 극복되었습니다.

신기한 것은 하기 싫고 귀찮은 일들이 여전히 있습니다만 이전과는 다르게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닌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죠. 예를 들면 정시에 퇴근하고 싶은 마음과 아침에 잠을 더 자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보다 늦게 퇴근하고 더 일찍 일어나서 저를 믿고 재 구매해주시는 고객님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다면 그게 훨씬 만족스럽더군요.

일주일에 쉬는 날이 하루밖에 없어도요.    


5.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길가에 흔하게 자리 잡고 있는 잡초가 저에게는 참 중요한 존재입니다.


저와 다를 것이 뭐가 있을까요?

어느 순간 태어났고 뿌리내리고 살아갈 뿐입니다.

어떤 틀 안에도 갇혀 있지 않고 어떤 특별한 의미도 부여하지 않은 채 그냥 살아가는 것이 지금 저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듯합니다. 주어진 조건과 환경에 맞춰서 말이죠.


그러한 생각이 항상 불안하게 큰 폭으로 흔들리던 마음의 중심을 잡아주는 계기가 되었거든요.


6. 그렇다면 당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것을 지키기 위하여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잡초를 지키기 위해 특별히 하는 행동은 없고요, 저를 깊이 들여다보려 애씁니다.


왜 화가 났는지, 왜 속상한지, 왜 서운한지, 왜 후회하는지, 욕심을 부린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요.


내가 해결해야 할 과제와 다른 이가 감당해야 할 과제를 명확하게 구분 지으려고 노력합니다.


타인에게 주는 피해를 최소 화 시키기 위해서요. 예를 들면 결혼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부모님들의 평생소원이라고 해도 본인의 의지로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은 그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행복을 타인에게서 찾는 것은 주식 투자와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에 자식이 결혼을 하지 않아서 불행하시다면 그건 그들이 감당해야 할 과제인 것이죠. 결혼을 할지 말지 결정하는 것은 오롯이 저의 과제이고요.


7. 그럼 인생 혹은 삶이란 무엇일까요?


만약 인간이 태어난 이유와 목적이 있다면 그건 바로 세상 모든 것들을 관찰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나를 들여다보고 다른 이를 관찰하며 사물의 현상이나 동태 따위를 주의하여 잘 살펴보는 것이 인간이란 종족에게 부여된 삶의 목적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8. 본인이 생각하는 자존심과 자존감의 차이가 있나요?


자존감은 영혼 자존심을 육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자존감이 자기 자신을 의식하고 바라보는 상태라면 자존심은 남이 나를 바라보는 시각을 의식한 상태라고 해야 할까요.


자존심은 자존감을 지키기 위한 방패이자 무기라고 생각합니다.


나를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남을 해할 수도 있기에 휘둘리지 말고 잘 다스려야 하는 나의 마음 상태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9. 나만의 필살기가 있다면 무엇이 있으신가요?


필살기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봤는데 2가지 뜻이 있더군요.


쓰면 사람을 반드시 죽이는 기술이라고 되어있는데... 음... 그런 기술은 없고요,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자신만의 비법이라면 선천적인 것과 후 천척인 것이 있습니다.

선천적인 것은 선한 인상과 중저음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어서 첫인상으로 상대방의 경계심을 풀어버리는 능력이 있고요,


후천적인 것은 운전하는 저의 옆자리에 동승하는 순간 누구든지 재울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참고로 지금까지 동승하신 모든 분들이 20분 이상 운전 시 한 번이라도 잠들지 않았던 분이 없네요.     


어떤 분은 운전을 해야만 잠이 드시는 분도 계십니다. 아무리 피곤하셔도 운전 안 하면 잠이 안 오신 다네요.


... 그렇게 저의 운전이 지루하신가요? 예?


10. 그 필살기를 무엇을 위해 쓰고 있으신가요?


숨겨지지 않는 것들이라 다른 사람들을 위해 쓰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부러 인상을 쓰고 있거나 난폭운전을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저를 위해 쓰이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분에게 부담 없이 편안하게 다가가기 좋은 장점이니까요.


11. 당신의 꿈, 목표는 무엇인가요?


꿈이나 목표는 아닙니다만 모든 동식물 분들이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저라는 사람과 연이 닿아 있다면 저로 인한 상처를 최소화시키고 싶고 그들의 행복을 찾아 떠나는 여정에 방해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12.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 해주세요.


저는 부자가 되는 방법이 2가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하나는 누구나 알고 계신 돈을 많이 버는 방법이 있고요,


다른 하나는 지금 손에 쥐고 있는 것들을 끝도 없이 내려놓는 방법입니다.

돈이 많은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의 근원은 여유롭고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는 삶이 일상이 되고픈 사람의 욕구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거든요.


다른 하나의 방법으로 마음의 균형을 잡아가며 살고 있는 그래서 어쩌면 부자일 수도 있는 정아무개의 글을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원호 님의 대화 잘 보았습니다.


원호님의 대화 내용 중 잡초를 이야기하며 우리는 어느 순간 태어났고 뿌리내리고 살아갈 뿐이라는 내용이 인상 적이었습니다.


사실 우리는 의지로 태어난 것도 아니며 원하는 환경에서 태어난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딘가에 뿌리를 내리고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삶을, 자신이 원하는 삶의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원호님은 좋아하는 것을 스스로 고민하고 찾았으며 그것을 업으로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그런 모습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저는 사실 아직도 방황 중인 것 같습니다. 항상 인생의 방향이나 진리 등을 찾았다고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 무너지고 다시 길을 잃은 것 같은 기분에 휩싸이곤 하지요. 하지만 저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언젠가 이 방황을 끝내고 나의 뿌리가 내려지고 저만의 색이 피어올라 활짝 만개하리라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의 꽃도 아름답게 만개하기를 바라며 보통의 대화 마칩니다.


정원호 님의 여행 중 사진을 담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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