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대기해서 받은 신차 1년 만에 바꾼 사람 나야 나!
스즈키 짐니 이야기는 3회에 걸쳐 발행 예정입니다.
앞선 글에서 기술하였 듯, 캠핑이라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
자가용이 캠핑과 반드시 직결되어야 한다는 법칙이 있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왜인지 캠퍼에게 자가용은 마치 캠핑용품의 연장선 같은 것이어서 자가용의 구매를 검토할 땐 “나의 캠핑라이프를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차인가?”를 반드시 고민하게 된다.
대략 2년을 고민하고 고심한 끝에 스즈키의 짐니는 나의 차가 되어 있었다.
면밀히 말하자면 2년의 고민 후 계약과 동시에 1년의 출고 대기 후 내 차가 되었다.
나라는 사람은 어릴 적부터 큰 차를 좋아했다. 한 때 나의 드림카는 도요타 사의 FJ크루저였는데 일단 빵빵한 차폭에 매료되었고 그 빵빵한 자동차 얼굴의 센터에 앙증맞게 자리한 둥그런 헤드램프가 그렇게 나의 마음을 흔들었었다.
과거의 드림카 이야기는 뭐 일단 요만큼만 하고 어쨌든 스즈키 짐니는 코로나가 한창때인 22년 3월 14일에 우리 집에 왔다.
지금 사는 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면서 원래 타던 차를 더는 유지할 수가 없어 기변을 생각 중이었는데, 과거의 드림카에 대한 미련이 남았는지 어떻게든 SUV가 타고 싶었고 이왕이면 둥근 헤드램프의 SUV가 너무 타고 싶었는데, 이런 조건들을 다른 차의 절반 값으로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자동차는 스즈키의 짐니, 오로지 짐니 밖에는 없었다.
짐니는 일본의 경차 기준에 맞춘 660cc 엔진을 얹은 경형 SUV인데, 이게 재밌는게 이 작은 배기량에도 불구하고 정통 오프로드를 표방하고 있어 무려 바디 온 프레임에 파트타임 4륜을 제공하며 디자인 또한 정통 오프로드를 표방한 멋들어지게 각진 자동차다. 그래도 660cc는 셋이 타기에 너무 힘이 부족할까 싶어 당시 나는 짐니의 하나 상위 트림, 짐니시에라를 들였다. 짐니와 다른 점이 있다면 딱 두 가지인데, 엔진이 1500cc라는 점과 조금 커진 출력을 외관으로 표현한 듯한 오버펜더가 다른 점이었다.(그 외, 모든 것이 똑같아서 실내가 넓다거나, 세이프티기능이 좀 추가되었다거나 그런 호사는 없었다.) 어쨌든, 이 녀석은 리즈너블한 가력과 오프로드의 매력을 지닌 동시에 제법이나 마니아층이 두터운 희소성도 있는 녀석이라 계약 후 1년이나 대기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덜컥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차체가 작기에 캠핑과의 조화를 엄청나게 고민했지만, 그마저도 튜닝으로 커버하겠다 큰소리쳤고 아내의 허락을 받아낼 수 있었다.(당시에는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줄 몰랐다…)
1년을 기다리는 동안 주문자 수는 더더욱 많아져서 주변에서는 2년 혹은 3년이나 기다린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는데, 1년 대기자인 나는 그럴 때 조금 우월감을 느꼈었다. 그게 뭐라고…ㅎㅎ
어쨌든 짐니시에라가 출고되어 차를 가지러 가는 그날은 너무너무 신났고 지금도 그때의 기억이 선명하다.
내 차가 된, 아니 우리 가족의 소중한 발이 되어준 짐니시에라는 출고 후 1년 동안 작은 차체로 무거운 캠핑짐을 이고지고 당장이라도 터질듯한 힘겨운 엔진비명을 지르며 약 1만 2천 킬로를 우리 가족과 함께 이곳저곳을 누비고 여행해 주었다.
여행을 마치면 화가 난 엔진을 달래주려 고압세척기로 구석구석 깨끗이 닦아주고 위로하며 참 많이도 이뻐했다.
직접 디자인한 예쁜 로고와 그림들을 손수 시트지로 제작하여 붙여주고 다양한 실내외 커스텀파츠들을 구입해 꾸미기도 엄청 꾸며줬는데, 왜 1년 만에 놓아주게 되었을까?
다음 화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