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워보지 않은 사람이라면"뭐가 저렇게 많아?" 하실 겁니다. 하지만신생아시절과유아시절에 그 물건들이 없었다면 저는 정말 숨이 막혔을 겁니다. 아이가 잠깐이라도 혼자 놀 수 있는 육아템이나 육아를 수월하게 도와주는 물건은 어둠 속의 한 줄기 빛과도 같습니다.문제는 이 육아템들이 사용 기간은 짧은데 가격은꽤 한다는 것입니다.
모빌 같은 경우는 6개월 정도사용하려나요? 아이가 뒤집거나 기기 시작하면 모빌의 수명은 끝이죠. 바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움직이는 아이를 바운서에 태우면 위험하니까요. 유축기, 수유쿠션, 보행기 등 아이 물건의 사용 기간은 보통 1년 이내인 편입니다.이 모든 걸 다 새로사기에는 돈도 많이 들고 아까운 마음이 컸습니다.
그래서 육아템을중고로 구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아이 키우기 전에는 중고 거래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필요성을 잘 못 느꼈으니까요. 하지만 아이 물품을 구입하면서 중고 거래가 있는 게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아기 침대도 저렴하게 사서 잘 사용했고, 중고로 산 나비속싸개로 아이 잠도 수월히 재울 수 있었습니다. 그뿐인가요. 유축기도 나눔 받았고, 걸음마연습용 보행기도 좋은 가격에 가져와 아이가 재미있게 가지고 놀았습니다.
이렇게 좋은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팔거나 나눔 해주는 고마운 분들 덕분에 저의 육아는 좀 더 수월해졌습니다. 새로운 육아템이 필요하면 중고 마켓 어플에 들어가 검색해 보면 됐습니다. 물론 직접 거래하러 가야 해서 귀찮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부담 없이 육아템을 구입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 더 컸죠.
저 또한 구입한 육아템을 잘 사용한 뒤, 다시 중고로 되팔기도 했습니다. 대부분 엄마는 집에서 아이를 보고 아빠가 물건을 가지러 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 번은 집에서 급하게 나온 옷차림에 첫째와 둘째까지 데리고 아이 물건을 가지러 왔던 엄마가 있었습니다. 딱 봐도 육아에 지쳐 보였죠. 육아 동지로서 그분에게 힘이 돼 드리고 싶더군요. "힘드시죠?"라고 말을 건네기도 하고, 판매 물건에 다른 물건을 더 드리기도 했습니다. 어쩔 때는 지하주차장까지 물건을 들어드린 적도 있습니다. 육아가 얼마나 힘든지 같은 엄마로서 잘 알고 있으니까요.
중고 육아템을 공유하고 서로 주고받으면서 힘들었던 유아기 시절을 무사히 보낼 수 있었습니다.그래서저는 중고라는 말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힘든 육아 시간을 버티게 해 주었고, 육아동지들과 이어주었고, 든든한 보물창고 같은 존재였으니까요.
그 뒤로도 아이 옷, 신발, 책상, 수영용품 등 많은 물건을 중고로 구입해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필요 없는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팔거나 나눔 하면서 미니멀라이프 흉내도 내고 있고요. 나에게 필요한 물건을 좋은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중고 마켓을 사랑합니다. 저에게중고는 사용하였거나 오래된 물건이 아닙니다. 합리적인 가격과 좋은 상품을 동시에 가져갈 수 있는 최고의 선택입니다.
나의 물건을 아껴 사용하고, 나에게 필요가 없어졌을 때 그 물건이 필요한 다른 누군가에게 줄 수 있는 중고 문화가 더 확산되면 좋겠습니다. 물론 중고 거래를 하면서 서로 간의 약속과 예의를 지키는 건 필수겠죠. 가끔 너무 나눔만 챙겨가고 약속을 안 지키는 사람들이 있기도 해서요. 카페에 두고 간 휴대폰이 있어도 가져가지 않는 한국인의 마인드로 중고 거래도 믿고 살 수 있는 한국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