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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감있는 그녀 Oct 04. 2024

집공부 왜 하는 거야?

좌충우돌 집공부 5화




교사로 일한 지 17년 차가 되었다. 여러 학교에서 근무를 했고, 다양한 학년의 담임을 맡아 아이들을 가르쳤다. 나는 아이의 특징을 캐치하는 편이다. 생각보다 아이에 대해 세세하게 알고 있어서 학부모님께서 종종 놀라시고는 했다.


관찰력이 뛰어난 것은 교사로서 나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아이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여자 아이들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기류도 잘 눈치챈다. 반 분위기를 주도하는 핵심 인물 외에 조용하거나 무난한 친구들의 장점을 찾아내어 칭찬을 자주 한다. 소극적이고 수동적이었던 그 친구들이 교사와 친해지고, 학급일에 적극적으로 변하면서 우리 반은 활기가 넘치고 분위기가 좋아진다.


수업 시간과 쉬는 시간에 아이들의 모습을 관찰하면 '정말 다양하다.'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모든 아이들은 특별함을 가지고 태어난다. 이마다 가진 특징능력이 다르고 관심 분야도 다르다.


물론 해마다 '이 아이 참 괜찮다.' 싶은 친구들은 있었다. 아이가 기준이 되면 안 되는데 눈이 한껏 높아진 교사 엄마는 내 자녀를 그 기준으로 바라보게 된다. 비교의 눈을 버리아이를 객관적으로 보려고 부단히도 노력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과 별개로 학교 생활에 필요한 능력과 덕목 분명히 있다. 아이에게도 길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내가 괜찮다고 생각했던 아이들은  다른 매력을 가졌지만 비슷하게 겹치는 부분이 있었다.



#학교 생활을 즐거워한다.

#일의 우선순위를 안다.

#배려하면서 이끈다.

#예의가 바르다.

#조절 능력이 뛰어나다.



이 중에서 장 눈에 띄는 점학교 생활을 즐거워하는 태도다. 학교 생활을 즐거워하기 위해서는 교우 관계가 다라고 생각하기 쉽다. 은 교우관계를 위해서는 사회성, 인성 참 중요하다.


하지만 즐거운 학교생활에서 생각보다 공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 학교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게 수업시간이기 때문이다. 수학을 못 따라가고, 영어가 어렵고, 글쓰기가 괴롭다면 어찌 학교 생활이 즐거울 수 있을까.


친구들과 놀아야 하는 쉬는 시간에 끝마치지 못한 공부를 마저 해야 하고, 수업 시간에 나를 시킬까 불안한 마이 들 수 있다. 수업 시간에 하는 공부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아이는 자신감 떨어지고, 학교 생활즐겁게 느껴지지 않 것이다.


나는 수업 시간 동안 살아있는 눈빛을 가지고 아이가 배움에 즐거움을 느꼈으면 좋겠다. 당장 또래보다 앞서고 공부를 잘하는 아이로 자라나길 바라지 않는다. 스스로 공부할 줄 알고, 배운다는 일에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앞으로 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하지만 어떤 일을 하든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하고 끈기 있게 익혀야 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 할 것이다. 그 기본적인 인성과 소양이 학교에서의 공부를 통해 길러진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 아이가 스스로 공부할 줄 아는 아이가 되어 학교 생활을 즐겁게 해 나가길 바란다.


공부를 위해서 학원을 보내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학원을 다니게 되면 주도적으로 공부하기 어려울 확률이 높았다. 자기 역량보다 높은 수준의 내용과 많은 과제에 지쳐가고 공부 정서에도 좋지 않을 것 같았다.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가 되려면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했다. 학교생활을 즐겁게 하는 정도의 학습이니 많은 양을 할 필요도 없었다. 무엇보다 저학년부터 학원을 다니느라 아이가 충분히 놀지 못하는 게 싫었다. 자유시간 동안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취미도 생기길 바랐다. 학원비가 만만치 않은 것도 한 몫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나와 딸은 집공부를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다.


아이가 어떻게 자으면 하는지 생각하다 보니 집공부의 목표도 자연스럽게 세워졌다.


스스로 공부할 수 있게 하자.
학교 생활을 즐겁게 하는 정도로만 하자.


큰 목표가 잡히니 해야 할 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무리한 선행보다 학교 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을 정도로 기본적인 공부가 이루어져야 했다.


저학년 아이에게 기본은  읽기, 쓰기 , 셈하기다. 소리 내어 읽기로 읽기 유창성을 기르고 글쓰기를 꾸준히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고학년이 될수록 글쓰기의 비중은 점점 높아진다. 글쓰기를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만만하게 생각했으면 했다. 만만해지려면 연습이 최고다. 자주 쓰다 보면 어느 순간 아이에게 필력이 생기지 않을까.


급한 마음을 버리고 매일 꾸준히의 힘을 믿기로 했다. 작은 양이라도 꾸준히 하다 보면 지금은 더뎌 보여도 언젠가는 큰 성장으로 다가오리라 생각했다. 수학도 하루 1장. 선행보다 현행을 탄탄하게 공부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수학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문해력이 발목을 잡게 된다. 문장제를 이해하고 식을 세우는 걸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다. 가장 기본은 독서이다. 독서로 아이의 문해력을 키우는 것이 가장 1순위였다.



독서가 기본이다.
매일 1장의 힘을 믿자.
글쓰기를 꾸준히 하자.




이렇게 우리 공부의 스타일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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