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엄마, 오늘 유치원에서 눈송이 내가 1등으로 많이 만들었어요.
엄마: 아이고. 아들은 1등이 그렇게 좋아?
아들: 내가 집에 가서 눈송이 만들어줄게요.
엄마: 오야~
저녁을 먹자마자 A4 종이를 가져와 사부작사부작 뭔가를 만드는 아들. 안방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 큰 눈송이를 뚝딱 만들어가지고 왔어요.
엄마: 우와~~~~! 되게 잘 만들었다.
아들: 내가 해준다고 했잖아요.
엄마: 이거 옛날에 엄마도 해 봤어. 어려운 건데... 이야..!!(엄지 척)
아들: 내가 못할 거라 생각했어요?
엄마: 어? 아니. 이렇게 어려운 거 만들 줄은 몰랐지.
아들의 말 한마디가 이상하게 마음에 콕 박힙니다. 둘째는 어디 하나 빠지지 않고 골고루 잘 발달하고 있는 아이라 감사하게 키우고 있어요. 그런데 3살 위 누나가 있어서 그런지 자기는 잘 못한다고 누나에게 부탁하거나 징징거릴 때가 많아요. 충분히 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말이죠.
자기가 하는 것보다 누나가 하는 게 더 완벽하고 좋아 보이나 봅니다.
아마 저도 위험하거나 중요한 건 누나에게 하라고 했을 거예요. 아이에게 '넌 못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려는 건 아니었지만 또 모르죠. 생활 속에서 은연중에 나왔던 태도가 아이에게 조금씩 스며들었을지도요.
그래서 꼭 이 말을 붙여줘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아직은 못해도 언젠가는 할 수 있어.
아직은 칼질은 못하지만 누나 나이 되면 할 수 있어.
아직은 글씨를 못 써도 연습하면 잘 쓸 수 있어.
시간이 지나면, 연습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말을 아이에게 자주 들려줘야겠습니다.
엄마: 아들이 만든 거 아빠한테도 보여주자. 사진 찍게 이리 와.
아들: (포즈를 취한다.)
엄마: 멋지다.
아이 스스로 뿌듯해하는 일을 가볍게 넘기지 않고, 나중에도 기억할 수 있게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아직 집에 오지 않은 남편에게도 보내주고요. 집에 대롱대롱 걸려있는 눈송이를 볼 때마다 뿌듯해할 아들의 모습이 그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