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해 주고 싶어서요.

소소하지만 기억하고픈 아들과의 수다 (9)

by 정감있는 그녀




워킹맘의 아침은 정신없습니다. 먼저 일어나 출근 준비를 마치고 7시 30분쯤 아이들을 깨웁니다. 밥을 차리는 동안 아이들은 화장실을 다녀오고, 옷을 입습니다.


아이들이 밥을 먹으면 침대도 정리하고, 아이들 물병도 챙기고, 시간이 되면 청소기도 돌립니다. 가끔 늦잠을 자면 아이들 밥 먹는 사이에 씻고 화장할 때도 있어요. 30분을 정신없이 움직이고 8시 조금 넘어 현관문을 나섭니다.


그날도 정신없이 움직이고 신발을 신으려고 현관으로 갔습니다. 미리 준비한 아들이 신발을 신고 마스크를 쓰고 있었어요. 신발 방향이 반대로 되어 있어서 대충 끌어와서 신으려고 하니 아들이 제 신발을 신기 편하게 딱 놓아줍니다.





엄마: 오~~~ 아들 센스 짱인데.

아들: (배시시 웃는다.)

엄마: (신발을 신으며) 어떻게 이렇게 놓아줄 생각을 다 했어?

아들: 그냥 해 주고 싶어서요.




잘 보이려는 것도 아니고, 나에게 이익이 되는 마음에서도 아닌 순수하게 그냥 해주고 싶어서라는 말에서 감동을 받았습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는데, 누군가 나에게 친절하게 대하면 어떤 의도가 있을까 생각할 때가 많아요. 칭찬해 주면서 은근히 일을 시키기도 하고, 날 챙겨준다고 생각했지만 되돌아보면 이용당하는 경우들이 있었으니까요.


요즘에는 그냥 해주고 싶다는 단순한 호의가 보기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따뜻한 배려도 줄어들고요. 저 또한 좋게 말하면 선을 지키면서 나쁘게 말하면 삭막하게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날 아침, 아들은 저에게 따뜻한 배려를 해줬고, 감동까지 주었습니다. 나는 하루에 한 번이라도 그런 배려와 감동을 타인에게 선물해 줄 수 있는 사람인지 되돌아봅니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단순한 호의를 베풀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내 주변은 좀 더 행복해지겠죠?

그 행복은 또 나에게 전염될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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