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보다 감정 조절을 하면서 협상하는 대화를 하거나, 위 대화처럼 어려운 낱말을 자연스럽게 쓰는 아이들을 볼 때면 깜짝 놀라요.
딸이 3살쯤 되었을까요. 저희 남편이 아이에게 절단이라는 말을 썼던 기억이 납니다. 자르라고 하면 되는데 절단이라는 단어를 써서 그건 아니라고 면박 주었어요.
저희 남편은 아이들 나이 상관없이 본인이 편한 단어를 씁니다. 그게 어려운 단어일 때가 많아서 아이들은 그게 무슨 뜻이냐고 항상 물어보죠. 저는 교사라서 그런지 좀 더 쉽게 가르쳐 주려고 하는 편입니다. 단어 뜻을 물어보면 쉬운 단어로 다시 풀어서 말해줘요.
남편이 어려운 단어를 던지면 다시 뜻을 알려주는 게 제 몫일 때가 많아 은근히 귀찮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보니 그런 말이 쌓이고 쌓여 아이들의 어휘력이 된 것 같아요.
이제는 정말 고급 단어를 자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려운 단어도 자주 들어서 저절로 습득하게끔 말이죠. 아이들이 접하는 상황과 그 상황에서 들었던 말이 결국 아이의 말이 되니까요.
얼마 전 같이 뉴스를 보는데, 군인들이 창을 깨고 들어가는 것을 보고 놀란 아들이 왜 창문을 깨고 들어가는 거냐고 물어보더군요. 아들의 질문에 12월 3일에 일어난 비상계엄과 함께 국회가 하는 일에 대해 이야기해 줬어요. 왜 국민들이 이 추운 겨울에 다 같이 모여 탄핵을 외치는지에 대해서도요. 어린 아이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어린아이에게 가르칠 내용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그런데 저는 지금 현재 일어나고 있는 역사적 상황을 아이들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커서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배울 때 이 시간이 분명히 기록될 테니까요. 아이들도 우리나라 국민이잖아요.
이런 단어를 가르쳐주게 되어 안타깝지만 이 또한 거름이 되어 우리나라를 지키는 민주시민으로 자라날 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