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멋있는 아들 됐어요.

소소하지만 기억하고픈 아들과의 수다 (8)

by 정감있는 그녀


아들: 엄마, 고기 하나도 못 잡으면 어떡하지?

엄마: 못 잡으면 귀여운 아들이고, 잡으면 멋있는 아들이지.


(낚시 다녀온 후)

아들: 엄마, 나 멋있는 아들 됐어요. 고기 3마리나 잡았어요.




얼마 전, 아들은 아빠와 첫 낚시를 다녀왔습니다. 남편 친구들 모임이었는데, 자녀 1명씩 데리고 바다낚시를 한다고 하더군요. 새벽 5시에 출발해야 하는 일정에도 아들은 신이 나서 다녀왔어요.


가기 전 날, 물고기를 하나도 못 잡을까 봐 걱정을 했습니다. 남자아이인 데다가 원체 인정 욕구가 큰 친구거든요. 잘하고 싶은 욕심과 더불어 잘 못할까 봐 걱정도 같이 들었나 봅니다.


못 잡으면 귀여운 아들, 잡으면 멋있는 아들이라고 아이 마음을 달래주며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 날, 점심 먹고 쉬고 있는데 남편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남편: 우리 아들 오늘 짱 먹었어. 물고기도 우리 팀에서 최초로 잡은 데다가 3마리나 잡았어. 대단하지?



4명의 아빠와 4명의 아이들이 간 바다낚시에서 총 4마리를 잡았는데 그중에서 아들이 3마리를 낚았다고 합니다. 보내준 사진에서 위풍당당함이 느껴지더군요. 릴을 올리고 있는 신랑의 입꼬리가 귀 끝까지 걸린 사진을 보며 기분 변화가 없는 남편도 엄청 기분이 좋았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남편 : 진득이 잘 앉아있어. 7살치고 제법이야.


지루할 만도 한 낚시의 시간을 아들은 진득하게 잘 기다렸습니다. 물고기의 움직임도 잘 알아채서 아빠가 아닌 것 같다고 해도 아들이 맞다고 하면 어김없이 우럭이 매달려 있었다고 해요.


물고기 한 마리당 만원을 상금으로 하자고 내기까지 했나 봅니다. 남편 친구들은 아들에게 3만 원을 상금으로 주었습니다. 물고기도 낚고, 상금까지 받은 아들은 개선장군처럼 집으로 돌아왔어요.


아들: 엄마, 나 멋있는 아들 됐어요. 고기 3마리나 잡았어요.


잠자기 전 엄마의 말을 기억했는지, 멋있는 아들이 됐다는 아들의 말에 웃음이 났어요. 낚시라는 새로운 경험이 아이에게 작은 성공을 안겨준 것 같아서 저도 참 기뻤습니다.


자식이 잘 되니까 부모는 기분이 좋습니다. 아이가 뿌듯한 건데 저도 뿌듯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아이의 행복이 나의 행복인 것처럼 말이죠.


문득 이런 기분을 자주 느끼고 중독되면, 자식 교육에 더 힘이 들어가고 욕심이 생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가 성공하기를 바라면서 더 신경 쓰고 더 재촉하며 잔소리와 부담을 안겨주겠지요.


달콤한 설탕에 중독되면 몸에 좋지 않듯이 달콤한 아이의 성공에 중독되면 부모에게도 좋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이의 실패에도 웃어주고 반겨주는 부모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라 부단히 노력해야겠지만요.


그냥 한 말이었는데 저도 잘 기억해 두어야겠어요.

못하면 귀엽고, 잘하면 멋있는 거지.

못하든 잘하든 우리 아들은 엄마 아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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