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세연 Sep 21. 2024

시간은 가고, 우리는 깊어진다

시간은 언제나 조용히 흐른다. 그 속에서 우리는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변해간다. 어느 날 문득 뒤를 돌아보면, 내가 걸어온 길이 예전과는 사뭇 달라져 있음을 깨닫게 된다. 시간은 우리의 가치관과 시선을 서서히 바꾸어 놓는다.


20대의 나는 직장인이었다. 매일 같은 길을 오가며, 50대까지의 삶이 계획된 듯 그려졌다. 안정된 직장을 유지하면 모든 게 잘될 거라 믿었지만, 어느 날 나는 그 모든 것을 뒤로하고 작가의 길을 선택했다. 퇴사 후의 미래는 불투명했고, 예전의 안정된 내일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새로운 길에 들어섰다. 그 길은 두려움과 함께, 남들과의 비교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자유를 주었다.


20대의 나는 성취와 성공이 삶의 의미를 만들어준다고 믿었다. 그러나 30대가 되면서, 삶에서 경험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남들보다 나은 위치에 서는 것보다, 어떤 경험을 하고 그 경험을 통해 어떻게 성장하는지가 더 큰 가치라는 걸 깨달았다. 성취보다는 나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는 법을 배워갔다.


30대의 나는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이 무의미함을 깨달았다. 삶은 결코 계획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실패는 두려운 것이 아니라 배움의 기회가 되었고, 불완전함 속에서 진정한 나를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실패는 나를 넘어뜨리는 것이 아닌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계기였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이제 40대를 앞두고 있다. 세상은 여전히 내가 모르는 것들로 가득하고, 그 미지의 영역이 여전히 나를 자극한다. 이제는 그 불확실함이 두렵지 않다. 경험을 통해 쌓아온 성장은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고, 그 과정이 내 삶을 더 깊게 만들어 주었다.


시간은 우리를 변화시킨다. 20대에는 남들보다 앞서 나가고자 했던 내가, 이제는 경험을 통해 얻은 내면의 성장을 소중히 여긴다. 어쩌면 시간은 우리에게 가장 큰 선물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가치관을 바꾸고, 더 깊은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제 나는 더 이상 시간을 쫓지 않는다. 시간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그 속에서 느끼고 배운 것들을 소중히 여긴다. 나의 가치관은 시간이 흐르며 변해왔고, 그 변화를 통해 더 깊은 나 자신을 만나게 되었다. 이제는 더 느긋하게, 여유롭게,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즐겨야겠다.


신세연 드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