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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스터지만 안 괜찮았습니다, 나트랑 어느 맛집에서

열네 번째 이유

by 포그니pogni


여러분은 베트남 여행을 간다면 어떤 음식이 가장 기대되시나요? '베트남 음식'에만 초점을 두면 쌀국수, 월남쌈, 분짜 등을 많이 이야기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해산물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나트랑 여행을 준비하며 저렴한 가격에 당연히 맛있을 걸로 생각되는 씨푸드를 영접할 준비에 참 설렜는데요. 그중에서도 역시 가장 기대됐던 것은


랍스터(Lobster)


였습니다. 3박 5일 여행 기간 中 랍스터는 총 2회를 먹었습니다. 한 번은 시내의 한국 교민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또 한 번은 빈펄 하버(Vinpearl Harbour)에서 현지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말이죠.


빈펄섬 내 Vinpearl Luxury에 머무르며 시내로 다시 나가기가 귀찮아 일부러 빈펄 하버에 있는 식당을 이용했습니다. 낮과 다르게 밤 분위기가 꽤 낭만적이라 저녁 식사만 완벽했다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나트랑 현지 맛집에서 랍스터는 또 먹고 싶지 않게 만들었던 식당이었습니다,




이날 빈펄 하버에서 찾아갔던 나트랑 맛집은 'NHA HANG DONG HO 3'란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입니다. 빈펄 하버에 있는 곳이 3호점이며, 시내에 있는 레스토랑 수준이 괜찮다고 하여 이곳에서의 식사를 결정했습니다.


랍스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해산물 세트 메뉴가 주력인데, 일단 인테리어부터 조금 마음에 들지는 않았습니다. 가격은 2인 Happy Combo 프리미엄 세트 기준 899,000VND(한화 약 5만 원)이었습니다.


세트 구성은『랍스터 버터구이 + 마늘새우구이 + 맛조개마늘볶음 + 해산물볶음국수 + 모닝글로리 + 맥주 2병』으로써 상당히 풍성했습니다. 시내에서 먹었던 해산물 음식이 비쌌지만 음식 자체는 마음에 들어서 로컬 해산물 식당은 또 어떨지 기대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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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스터 버터구이 말고 제공됐던 음식들입니다. 모닝글로리, 마늘새우구이, 맛조개볶음, 해산물볶음국수가 있었는데요. 대체적으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식당보다 압도적으로 맛있다란 생각이 들 만큼 음식의 Kick이 없는 게 아쉬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조개볶음 맛은 아주 좋았습니다. 비록 주문이 누락되어 랍스터가 나오고도 한~참 뒤에 나왔지만 말이죠. 직원들이 친절하긴 했는데, 인테리어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아마추어 식당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절대적인 금액으로 보면 한화 약 5만 원이란 금액이 적은 게 아닙니다. 5만 원은 베트남 현지 근로자 평균 임금의 약 10~20% 수준인데, 이를 한 끼 가격으로 지불하는 것이니 상당히 비싼 금액인 셈이죠. 이러한 점을 감안했을 때, 아무리 관광객 식당이라고 해도 가격 대비 아쉽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랍스터만 맛있다면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었죠.



베트남 음식 중 나트랑 여행 가면 가장 먹고 싶었던 랍스터가 나왔습니다. 이렇게 직원이 저희 보는 앞에서 먹기 편하게 손질해 주는 것은 좋았는데요. 그런데, 반전이었습니다.


무슨 비린내가 왜 이렇게 많이 나지?


처음에는 랍스터 내장 냄새라고 생각을 했었는데요. 그런데, 나중에 먹고 나서 생각해 보니 뭔가 은은한 비린내에 가까운 냄새가 입안에 퍼졌던 것 같습니다.


버터로 충분히 냄새를 잡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냄새가 난다는 것은 안 좋은 생물 랍스터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죠. 식감도 쫀득한 게 아니라 푸석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옛날 10~20년 전 고기뷔페 가서 무한리필 싸구려 삼겹살 먹는 것처럼 랍스터의 질이 상당히 떨어졌습니다.


한국에 비하면 저렴한 가격이지만, 저는 결코 저렴한 음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최소한의 맛은 보장이 돼야 할 텐데요. 마치 제주도 음식 바가지 식당에 갔던 것처럼 먹고 나서 찝찝함이 많이 남았습니다.


한국인 관광객들의 랍스터 사랑으로 인하여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적어 식재료 값은 올라갔지만 그 퀄리티는 떨어지는 현상으로 보였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베트남 나트랑 여행에 대한 한국인들의 사랑은 얼마 오래 못 가지 않을까요? 급속도로 저문 다른 여행 도시들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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