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번째 이유
어떤 항공사를 이용하든 연착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여러분, 베트남 여행 갈 때 어떤 항공사 많이 이용하세요? 국내 항공사를 제외하면 보통 베트남 항공이나 보다 저렴한 비엣젯 항공을 많이 이용하죠.
특히 비엣젯 항공은 저렴하면서도 시간대가 괜찮아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지난번에 하노이에 갔을 때는 비엣젯을 탔어도 큰 이슈가 없었기에 이번 나트랑 여행 때에도 별다른 거부감 없이 이 항공사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유럽여행 중에도 연착 등의 이슈로 악명 높은 라이언에어, 이지젯, 튀르키예 페가수스 항공을 다 탑승해 봤는데요. 튀르키예 이스탄불 환승 시, 6시간에 가까운 지연이 있었지만 항공사 대처가 납득이 갈만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게 패착이었죠. 이번에 한국으로 귀국할 때, 다시는 비엣젯 항공을 이용하기 않겠다고 다짐할 정도로 최악의 납득가지 않는 연착 경험을 하고 왔습니다. 이번 나트랑이 별로인 N가지 이유의 방점을 찍은 셈인데요.
부산에서 출발할 때도 1시간 정도 연착됐는데요. 비행기 내부 근처 자리에 에티켓이라고는 1도 없는 무식한 대가족을 만난 것을 빼고는 말이죠.
어차피 저가 항공사인 것을 감안하고 탑승했기에 좁은 이코노미석 등 이슈는 크게 문제 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몸무게가 80㎏ 정도 되는 성인 남성인데요. 5~6시간 비행시간 동안 다소 좁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좌석 시트가 푹신해 있을 만했습니다.
또한, 저렴하기에 제공되지 않는 기내식도 어차피 김해공항 비즈니스 라운지를 이용했기에 큰 이슈가 되지 않았죠. 비행기의 불편함보다는 오랜만에 나가는 해외여행의 설렘이 저를 온통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썩 만족스럽지 못한 여행이 거의 끝날 무렵, 왜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 것일까요?
나트랑 - 부산
비엣젯 VJ990편
그런데, 한국으로 귀국하는 날이 되자 그날 오후부터 갑자기 핸드폰 알람이 계속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왜냐하면 비행시간 연착으로 제 이메일과 항공편을 예약한 플랫폼 알림이 계속 울렸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원래 예매했던 귀국편의 시간표입니다.
『비엣젯 항공 VJ990_23:55 [나트랑 깜란 공항 출발] ~ 06:35 [부산 김해공항 도착]』
이것보다 깜란 공항에서 더 늦게 출발하는 비행편도 있었는데요. 그렇지만, 조금이라도 한국에 일찍 도착해서 집에서 쉬며 체력을 회복하고자 더 비싼 금액을 주고 23시 55분 출발 편을 예매했습니다.
계속해서 울리는 알람, 결국 최종 출발 시간은 약 4시간 정도 지연된 새벽 4시 15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연착된 것이 그 자체로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새벽 1시 무렵 갑자기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게이트에 있는 직원에게 물어보니 연착의 사유로 처음에 '기상'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공항 내부에서는 정확한 상황을 모르기에 그러려니 했는데요.
그리고 부산 김해공항으로 가는 후행 비엣젯 항공편도 마찬가지로 지연되고 있어 '그런가 보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후행이었던 부산행 비엣젯 VJ918편 'Boarding' 신호가 전광판에 표기되자 너 나 할 것 없이 저와 같은 항공기를 타는 분들이 비엣젯 직원에게 가서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상황을 요약하면,
1) 1차적으로 연착/지연의 사유를 '기상'때문이라고 설명
2) 부산 行 비엣젯항공 순차적으로 두 편 존재 (VJ990이 선행 비행기)
3) 그런데, VJ990 편만 04:15으로 연착 → 즉, 후행이었던 VJ918이 먼저 출발
다른 항공사도 아니고 같은 비엣젯이고, 같은 목적지인데 뭐 이런 황당한 경우가 다 있을까요? 극성수기 휴가 시즌이라 더 비싼 금액을 주고 예약했는데, 황당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참다가 폭발한 사람들, 책임자 부르라는 탑승객들의 고성이 게이트에 크게 울리고 있었습니다.
더 어이없었던 것은
항공사 직원들의 대처
도대체 이해가 안 됐습니다. 기상 때문이었다면 부산행 비행기 모두 똑같이 지연됐어야 하는 게 상식적인 게 아닐까요? 이와 관련하여 항공사 직원들은 말도 안 되는 '궤변'으로 일관했습니다.
우리가 최소한으로 원했던 것은 '납득 갈만한 이유 + 사과'였습니다. 그렇지만, 납득되지 않는 궤변으로 일말의 사과 없이 '나는 모르겠고' 식의 대처는 정말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26개국 60개 이상 도시를 여행하면서 정말 다양한 항공사를 이용했는데요.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경험은 또 처음이었습니다.
여기에 물론 보상 따위는 없었고요. 부산에 도착한 다음 같은 비행기를 타고 베트남 나트랑으로 여행을 시작하시는 분들은 시작부터 연착으로 인해 일정에 차질이 생겼을 것입니다.
나트랑이 별로인 N가지 이유의 방점을 찍었던 최악의 비엣젯 항공 연착 후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당시 사건은 N사 냐짱 여행 관련 유명 카페에도 큰 이슈가 됐습니다.
돈을 즐겁게 쓰고 온 것이 아닌 돈을 버리고 온 느낌이 들었던 나트랑 여행, '설상가상'이란 사자성어처럼 모든 악재가 겹쳤던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