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즈베기(Kazbegi) - 트루소벨리 투어(구다우리 편)
이제 입국일 포함 3일 동안 조지아 여행 적응기를 마치고 수도 트빌리시에서 카즈베기(스테판츠민다)로 떠나는 날입니다.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해야 하는 날인데요.
조지아의 도시 간 이동수단 중 대표적인 것은 '마슈르카'입니다. 가장 저렴하지만 좁고, 에어컨 가동이 안 되어 특히 여름철에는 탑승하기 힘든데요. 또한, 인원이 다 차면 탑승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또 다른 이동 방법은 'Go Trip'이란 사이트를 활용한 '택시'입니다. 택시 기사와 협의하여 중간중간 여러 군데를 들를 수 있지만, 비싸다는 단점이 있죠. 트빌리시에서 카즈베기로 이동할 때, 많은 한국분들은 마슈르카의 불편함을 줄이고 택시 경비 절감을 위해 후자인 Go Trip을 활용합니다.
투어 상품을 적극 활용하라
여기서 교통 관련 여행 꿀팁이 있습니다. 바로 '현지 투어 상품 활용'인데요. 투어를 함께 하다가 모든 투어를 마치고 중간에 내리는 방식입니다. 제가 이용했던 투어 상품 모두 이런 방법이 가능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트빌리시 출발 카즈베기 근교 투어 상품이었는데요. 투어비용에는 모든 투어를 마치고 트빌리시로 돌아오는 것까지 포함되어 있는데, 저는 투어를 마치고 카즈베기에서 내려 바로 숙소로 이동하는 것이었죠.
이렇게 투어를 적극 활용하면 일정을 최대한 효율화를 할 수 있는 것인데요. 게다가 제가 이용한 투어 상품에는 다른 투어에는 없는 '트루소밸리 핵심 트레킹 코스'까지 포함되어 있어 시간적으로도 하루를 벌 수 있었습니다.
구시가지 유럽광장에서 차체가 저렇게 높은 4륜 구동 차량을 탑승하고 갔는데요. 저렇게 차체가 높은 이유는 험난한 오프로드가 중간에 끼어있기 때문입니다.
다국적이지만,
나만 러시아어를 할 줄 몰라
이번에 이용한 투어 상품은 현지 여행사에서 운영하는 소규모 그룹 투어였는데요. '리투아니아, 러시아, 조지아 그리고 대한민국(나)'까지 다국적 8명이 함께 출발했습니다. 제가 러시아어를 조금은 할 줄 알지만, 능통하지는 않았는데요.
일단 저 빼고 모두 러시아어에 능통했습니다. 그렇지만, 친절한 투어가이드 Goba는 처음에 러시아어로 설명하고 후에 영어로 설명을 이어 최대한 제가 투어를 이용함에 있어서 불편함이 없게 만들어줬습니다. Goba 덕분에 현지 문화를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되어 조지아 여행의 질이 상당이 높아졌죠.
잠시 함께 투어를 다녀왔던 멤버들을 소개하자면, 조지아인 가이드 Goba와 드라이버 2인 + 러시아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1인 & 러시아 화장품 무역 회사 직원 2인 + 중년의 리투아니아 부부 2인이었죠.
여기에 저 혼자 동양인이었는데, 생각보다 다들 영어를 잘해서 투어를 진행하며 서로 소통하고 이야기를 하는 것에 있어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제가 이용했던 트빌리시 출발 카즈베기 소규모 그룹 투어는 아침 8시부터 시작하는 일정인데요. 순서는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러시아 블라디캅카스까지 이어진 2차선 러시아-조지아 군사도로를 따라 『진발리저수지 - 아나누리 성채 - Black & White River - 카즈베가 View Point - 점심 식사 - 구다우리 전망대(조지아-러시아 우호기념비) - 트루소밸리 - 게르게티 교회』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핵심은 '트루소밸리'였습니다. 주타 트레킹과 함께 조지아 여행의 양대 트레킹 코스인데요. 하루에 두 가지 트레킹 코스를 모두 걷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꼬박 이틀의 시간을 사용해야 하죠. 그렇지만, 트루소밸리의 핵심 코스를 걷는 이 투어를 활용하면 하루의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한편, 트루소밸리에서 함께 트레킹을 하기 전까지 우리 투어 멤버들은 중간 기착지에 도착하면 각자 사진 찍기에 바빠 여행지에서의 별다른 교류는 없었습니다. 제 대화 상대는 거의 가이드 Goba 뿐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이었기에 큰 교류는 없이 투어는 이렇게 끝나겠구나 싶었죠.
진발리저수지를 지나 구다우리 전망대에 도달하기까지도 각자도생 느낌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함께 오랜 시간 걷는 트레킹을 하자 분위기는 달라졌습니다.
처음 만나는 리투아니아 부부와 서로의 문화에 대하여 대화를 깊게 나눴고, 러시아 인플루언서 친구랑은 서로 사진 촬영을 해주는 사진 절친이 됐고, 나머지 러시아 2명 여행객이 한국 화장품을 수입하는 무역회사에서 일했다는 사실도 알게 됐죠.
물론 조지아인 가이드 Goba에게도 궁금한 것을 물어가고 대화하며 조지아 여행의 깊이를 더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드라이버도 기분이 좋았는지 모든 투어가 끝나고는 저한테도 말을 걸면서 환영의 의미로 '조지아 전통잔에 50도가 넘는 하우스 차차'를 나눠주더군요.
'여행에서 만난 인연', 사실 그 짧은 시간 동안 얼마나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교류를 했을까요? 그렇지만, 희한하게 묘한 여운이 많이 남았습니다. 마치 TV 여행 프로그램 속의 진행자가 된 것처럼 사람 냄새가 났던 카즈베기 투어. 그러면 핵심 투어인 트루소밸리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