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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그니pogni Apr 08. 2024

파리에서 드디어 뭉친 우리

파리 1일 차

인천 - 파리 직항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 공항 내부
숙소 가는 픽업 택시 차량 안에서 바라본 개선문



14시간 직항 비행기는 처음이라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오랜만에 해외여행, 반년 전부터 미리 예약한 '인천공항 - 파리샤르드골공항' 아시아나항공 직항 편을 타고 14시간 동안 이동을 했다. 해외여행은 많이 다녔지만, 이렇게 장시간 직항 노선을 타고 이동한 것은 처음이었다. 최장 시간 직항 비행기 탑승 시간은 인천에서 두바이까지 10시간 노선.


그래도 이전에 인도(India) 출장을 많이 다녀서 아직 아시아나항공 다이아몬드 등급은 유지하고 있었기에 비즈니스 탑승구에서 체크인을 하고, 라운지를 이용하고 그나마 꽤 괜찮은 이코노미 좌석에 앉았다. 기내식도 훌륭했고, 나름 영화도 볼거리가 많았지만 14시간을 비행기에서 있으니 정말이지 너무 힘들었다.






사실 과거 새해전야에 파리 여행을 했었던 적이 있다. 그렇지만, 룩셈부르크에서 TGV를 타고 파리 in을 했던 것이라 샤를드골공항이 처음이었다. 생각했던 파리 이미지와 다르게 꽤 노후화된 흔적이 보였고, Arrival까지 나오는 길이 상당히 복잡했다.


우리 부부는 그래도 'Welcome Pick-up'이란 우버보다 약간 비싼 노쇼 없는 안전한 픽업 서비스를 이용해 무사히 파리 숙소가 있는 파리 5구 지역에 잘 도착했다. 화창하고 더운 한국과는 다르게 파리는 계속해서 비가 내리고 흐린 날씨여서 흡사 유럽이 아닌 미국의 어느 삭막한 도시에 도착한 것처럼 느껴졌다.


숙소에 도착하고 생각보다 파리 공항이 복잡해 다음날 오전 합류하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출발하는 장모님과 잘 만날 수 있을지 걱정되기 시작했다.



Join 이후 파리에서의 첫 끼니, 파리 5구 맛집 Sushi Yaki
숙소가 있었던 파리소르본대학교 앞
비가 내렸던 파리 5구 지역 감성에 빠진 장모님



우리 부부는 현지 픽업 택시 서비스를 이용했고, 샤를드골공항에서 시내까지 택시 정찰제 요금을 적용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래도 혼자 파리 공항에 도착하는 이 걱정되어 가격대가 있어도 안전한 파리 한인택시 서비스를 신청했다.


내 걱정은 기우였을 정도로 파리 한인택시 서비스는 함께 단체 카톡방까지 만들어 안전하게 숙소까지 모실 수 있게끔 나름대로 시스템이 잘 되어 있었다. 


우리 부부는 장모님과 숙소에서 Join을 해야 했기에 멀리 가지는 않고, 숙소 근처에 있는 프랑스 위인들의 안식처인 팡테옹(Pantheon)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장모님이 도착하실 때까지 숙소에서 기다렸다.


다행히 가장 걱정했던 첫 번째 미션은 별 탈 없이 마무리 됐다. 역시 어른들과 함께할 때는 한인 여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만큼 편리하고 확실한 게 없는 것 같다. 밤 비행기를 타고 파리에 오신 장모님의 표정은 피곤하신 기색이 역력해 보였지만, 일단 계획대로 파리 1일 차 일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장모님의 체력은 한 번씩 보면 엄청 놀라운데, 차를 6시간이나 타고 골프 라운딩을 54홀(3게임) 연속으로 쌩쌩하게 진행할 수 있는 대단한 체력의 보유자였다. 아직 장모님 체력이 좋을 때, 같이 이렇게 파리 & 남프랑스 자유여행 일정을 같이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양쪽 모두 입장에서 참 행복한 일이 아닐까?


무난하게 전형적인 유럽풍 혹은 미국풍 숙소 주변 파리 5구 일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첫 번째 항로 노트르담 대성당이 있는 시테(Cite) 섬으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노트르담 대성당이 있는 시테섬을 향해가고 있는 아내와 장모님
한참 복원 공사가 진행 중이었던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서울을 생각하면 생각보다 파리는 작은 도시다. 왜냐하면 숙소 위치만 잘 잡으면 도보로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이 은근히 많기 때문이다. 또한, 예전에 파리 여행을 친구들과 다니면서 파리 지하철에서 소매치기당하는 걸 직접 목격했기에 장모님과 가는 이번 여정에서는 도보 + 택시를 이용하여 다녔다.


숙소에서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이 있는 시테섬까지는 도보로 약 15분 정도 소요됐다. 처음에 파리 지리를 잘 몰랐을 때는 파리 5구 지역이 타 지역 대비 뭔가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대학교가 바로 옆에 있어 주변에 편의시설도 많았고 번화가도 은근히 많고 안전하기까지 해서 아주 만족스러웠던 숙소 위치였다.



앤틱을 좋아하는 장모님에게
천국이었던 파리 기념품 상점



점심 식사 장소에서 얼마 안 걸었지만, 저기 멀리 복원 공사 중인 노트르담 대성당이 보이기 시작했다. 또한, 센강을 따라 그 유명한 노점 상점과 상가 기념품 상점들이 즐비했는데, 앤틱을 좋아하는 장모님에게 있어 그야말로 이 거리는 최고의 쇼핑 장소였다.


과거 파리에 왔을 때는 몰랐지만, 이제 나도 꽤 근사한 그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쉽지만 처음부터 쇼핑을 많이 하면 후에 들고 다니는 게 일이었기에 파리 일정이 마무리되기 전에 다시 오기를 기약하며 대성당으로 향했다. 기념품 상점 말고도 앤틱 인테리어 소품이 될만한 중고 서적을 판매하는 서점도 있어 그야말로 왜 파리가 예술의 도시인지 체감하기 시작했다.




이번 여행은 단순하게 주요 여행지를 찍고 또 찍고 인증 사진 찍고 또 찍는 것이 아니었다. 걸으면서도 계속해서 대화가 이어졌다. 어쩜 대화가 그렇게 많았던지 그렇게 우리 3인방은 낭만적인 파리 거리에서 서로의 이야기에 스며들었다. 이야기 꽃이 피어나게 만드는 장소, 그 도시가 파리였고 또 그 나라가 프랑스였다.


물론 오랜만에 다시 만난 노트르담 대성당의 규모에 놀라고 복원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끼긴 했지만, 이 거리의 주인공은 우리였고 랜드마크는 여행 느낌을 돋우는 역할을 했을 뿐이었다.




시테섬 Cafe, Brasserie Les Deux Palais 야외석
파리 법원 단지 팔레 드 쥐스티스(Palais de Justice de Paris)



여행 계획서의 첫 번째 여정, Main Point는 노트르담 대성당이었지만 실상 메인은 센강 기념품 가게 구경이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1시간 가까운 시간을 우리는 걷고 있었고, 또 다른 파리의 낭만을 느끼고자 시테섬 어느 카페 야외석에 자리를 잡았다.


딱 자리에 앉자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8월의 파리 날씨는 알쏭달쏭했는데, 대체적으로 흐리거나 비가 내렸다가 그치기를 반복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화창하게 햇살이 비추면 어찌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남프랑스 여행지로 이동하고서는 파리와는 대조적으로 화창한 날씨의 연속이었는데, 왜 바캉스 기간 동안 파리 시민들이 남쪽으로 휴가를 갈 수밖에 없는지 그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어쨌든 이곳에서 각자 좋아하는 음료를 시켜서 마셨는데, 나는 알코올이 들어간 Irish Coffee를 마셨다. 커피와 알코올이라니! 여행의 피곤함이 싹 가시는 느낌 있는 음료였다. 


여기서도 우리 3인방의 대화는 끊기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졌고, 이는 나와 장모님 그리고 아내는 서로에 대해서 조금씩 더 잘 알게 되어 가는 발걸음의 시작이었다. 이제 첫 번째 장모님 취향 여행지, 마리 앙투아네트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 전 있었던 감옥 카페 건너편에 있는 '콩시에르주리'로 떠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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