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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한 시옷 Dec 01. 2023

7. 닉네임, 내 새끼 이름도 이렇게 공들이지 않았다.

블로그로 퍼스널 브랜딩하기 강의 1회 차

토요일 밤 열 시, 오쌤이 한 시간 전 줌주소와 함께 연락하지 않으셨다면 까맣게 잊고 밤나들이를 갈 뻔했다.

내가 이렇다. 아직 내 목표에 완벽하게 집중하지 못하고 그날그날 흥미로운 일들에 주의를 기울인다. 아직 잠들지 않은 첫째에게 엄마는 온라인 수업을 들어야 하니 방해하지 말아 달라 신신당부를 하고 줌에 접속했다.

첫 번째 강의 주제는 닉네임을 어떻게 정할까? 였다. 


닉네임은 블로그 주제와 연관성이 있으며,

누구나 직관적으로 분야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꾸준히 생산해 내는 콘텐츠들에 담긴 자기만의 철학과 소신이 드러나는 닉네임이어야 하는데, 이는 글 쓰는 사람의 정체성과 이어지는 문제다. 쉽게 말해, 내가 매일 쓸 수 있는 글 어떤 글인지에 따라 닉네임이 정해지는 것이다.

예컨대 내가 의지하는 교육멘토, 콩나물선생님과 오뚝이샘이 있다. 분은 초등교사라는 공통점이 있고 생산하는 콘텐츠의 결이 비슷하지만, 교육에 있어 중점을 어디에 두는지 분명하게 드러나는 닉네임을 쓴다.

'콩나물선생님'은 작고 여린 콩나물을 어두운 환경에 놓고 꾸준히 물을 주면, 그 물이 아래로 다 빠져나가는 것 같아도 어느새 훤칠하고 단단한 콩나물로 자라 있듯 아이들에게 꾸준한 관심이 중요하다는 의미를 닉네임에 담았다. '오뚝이샘'은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오뚝이처럼, 회복탄력성을 가진 아이들로 길러내는 일이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았다.

엄마표 영어 전문가인 '새벽달'은 깜깜한 밤중에 마주치는 새벽달처럼 엄마표 영어교육에 자신이 길잡이가 되어주겠다는 메시지를 닮고있(는 듯하)고, 어떤 이들은 학원을 운영하고 있거나 글을 쓰는 작가라는 점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김원장, 임작가, 조작가 등의 닉네임을 쓰기도 한다.


그래서 내 닉네임은?

이름 짓느라 출생신고도 못하는 짝으로, 닉네임이 없어서 블로그 개설을 못한다. 어디 작명소에 가서 지어달라고 할까? 큰아이가 태어났을 때조차 엄마인 내가 심혈을 기울여 작명할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고, 유명한 작명소에 찾아가는 것도 번거로워서 지인이 소개한 인터넷 작명소에 십만 원 내고 이름을 지었다. 그런 내가!

내 닉네임을 지으려니 산고의 고통이다.




강의에서 벤다이어그램으로 자기 삶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방법을 배웠다.

동그라미를 그려본다.

원은 두 개였다가, 세 개였다가, 네 개까지 늘어나서 아래와 같은 그림이 되었다.





나의 정체성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단어들이다. 우리나라에 다둥맘도 많고 국어교사도 많지만, 그 둘을 겸하는 사람의 수는 확실히 적을 것이다. 거기에 동업으로 책방을 경험했고, 틈틈이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전국에 나밖에 없을지도 모다.

그렇다면 그런 내가 어떤 사람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매일 쓸 수 있는 글은 무엇일까?

점점 더 어렵다.

이때부터는 오샘의 강의도 귀에 잘 들어오지 않고, 혼자만의 생각에 골몰해다. 강의가 끝난 뒤에도 내내 답을 찾다가 새벽 두 시가 넘어서 잠이 들었다.



* 다음 연재글로 닉네임 짓기 2편 예정이지만, 사실 닉네임은 이미 지어서 브런치 별명으로도 쓰고 있습니다. 딱 맘에 드는 것도 아니고, 맘에 안 드는 것도 아니고... 어쩌다가 '큐맘쌤'이라고 지은건지, 그 내력을 알게 된 독자분들이 어떤 의견을 주실지 궁금해요. 12/4일 오쌤과 1:1 블로그 코칭이 예정되어 있어서 그때 저의 닉네임에 대한 의견을 여쭤볼 예정인데, 다음 글은 그래서 12월 5일 이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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