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시간?!
아니다 네가 내 안에 있고 그 시간을 함께 보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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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류바
Nov 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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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이 지나고 어느덧 6개월을 향할 때 즈음
무거워진 몸과는 달리
스트레스받지 않는 시간 속에서 컨디션은 위로 쭉쭉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그동안은 힘들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어서 이래저래 여유가 없었는데 그 여유라는 것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또 대학 졸업 전부터 취업을 하면서 약 10년간은 일에만 열중했기 때문에 임신기간에 찾아온 여유시간에 무엇을 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게 되었다.
이미 머릿속은 벌써 뭐하고
놀까를 생각하고 있으니 이 또한 새로운 즐거움 아니 행복이지 않을까 싶다.
출산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 남편과의 데이트는 연례행사이거나 그도 없을 수 있다는 말에 더욱 마음이 급해졌다.
또 나의 심신안정과 뱃속의 아가에게 좋은 환경을 보여줘야 한다는 말하기 좋은 핑계도 생기지 않았는가!
하지만 이런 자유로운 시간을 갖는 것도 내 뱃속에 있는 아가에게 허락을 받고 해야 한다는 점!
아가의 컨디션이 곧 나의 컨디션이기 때문에 그리고 나의 컨디션이 아가의 컨디션이기 때문에 아가와 나의 소통과 공감이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정기검진일에 산뜻한 공기를 마시러 가자는 결론을 내었다.
아가가 엄마랑 만나야 하기 때문에 사실 병원 가기 며칠 전부터 나는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려 노력한다.
그럼 당일에 아가도 편하고 엄마인 나도 편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나 자신이 아가를 만나서 설레 하니까 우리 아가도 내 감정을 느끼고 행복해하는 거 같았다.
남편은 최고로 한적하고 자연이 많은 곳을 찾아서 나를 데리고 갔다.
그리고 아가에게 말을 걸어줬다.
"아빠 빵빵 타고 예쁜 거 보러 왔네? 우리 아가 오늘 호강시켜줘야지~ 좋지?"
남편이 아가에게 손을 대고 말을 걸어주는 모습이 나는 왜 이리 행복하고 좋은 걸까.
밖으로 오래간만에 나온 나도 기분이 엄청나게 좋았다.
코시국 전에는 사람이 아주 많이 방문을 했고 심지어 버스를 대절하여 계절의 흐름을 느끼러 오는 사람도 많았다고 한다.
한 번쯤 가보고 싶었으나 여유가 없으니 귀찮기만 했는데
아가가 생기니 예쁘고 깨끗하게 탁 트인 걸 보여주고 싶었다.
호수가 널찍히 펼쳐져있었고 산책길이 잔잔하게 깔려있었다. 한눈에 담기 힘들었을 정도였다.
하지만 눈이 맑아지고 사람이 없을 때 마스크를 살짝 내려 숲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를 마셨다.
아가의 태동이 꿍꿍하고 인기척을 내었다.
우리 아가가 좋아하는 걸 느꼈다.
아가의 웃는 모습을 상상하게 되었다.
걷다가 잠시 쉬어간 자리. 아무도 없지만 꽉 찬 기분이 들었다.
남편과 나는 마주 보고 웃었다.
데리고 나왔는데 맘에 들어하니 꼭 성공한 듯싶었다.
날도 좋고 기분도 상당히 좋았던 하루였다.
남편도, 나도, 그리고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해 준 우리 아가에게도 말이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뱃속의 아가와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혼자인 듯 혼자가 아닌 시간이지만 말이다.
음악도 듣고, 영화도 보고, 드라마 정주행도 해보고
그동안 이리저리 치여 힘들어했던 날들을 보내며 말로만 하고자 했던걸 우리 아가가 나에게 시켜주니 벌써부터 꼭 효도하는 것만 같다.
그리고 나를 돌아보게 되는 시간도 주어졌다.
나를 반성하게 되고 개선하게 된다.
질질 끌고만 갔던 모든 것에 미련 두는 버릇이 고쳐지게 되었다. 아가를 위해 좋고 마음이 안정되는 생각만 하기 바쁜 시기니까.
아가야.
엄마 아빠 아가야.
우리가 만나는 그 시간까지 아무 탈 없이 건강하게
좋은 거 행복한 거 평온한 거 많이 보러 다니자.
우리만의 시간을 마구마구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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