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생각이 맞을 수도 있고, 내가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생각하는 착각. 이것을 심리학자들은 '지적 겸손함(intellectual humility)'라고 부른다.
나는 지적 겸손함이 높은 것을 자신감이 없는 것과 동일시했다. 잘하고 잘난 것이 많은데, 왜 이렇게 자신이 없냐는 말을 종종 들었다. 학창 시절 공부를 잘하지 못했다는 콤플렉스 탓인지 혹은 인정을 받지 못한 이유인지. 자신이 없었다 아니, 자신감이 생기질 않았다. 자신감이 없는 것을 자존감이 낮은 나로 치부해버리기도 했다.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한 책을 여럿 읽어도 늘 의문이었다. '이 정도로 자존감이 낮은 것은 아닌 것 같은데...'라며 말이다.
최근 '지적 겸손함'과 관련된 기사를 보았다. 지적 겸손함이 높으면 내 생각이 다 맞고 옳다고 주장하지 않고,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고 착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재능보다는 '과정'에 집중하고, 공(功)을 독차지하려 하지 않고, 주위 깊게 살펴본다. 반대로, 지적 겸손함이 떨어지는 사람일수록 '결과'에 집중하고, 학습의 양도 적고, 대인관계가 좁아진다고 한다.
어떤 전문 분야에 대한 본인의 자신감이나 열정을 갖는 건 본인의 역량 발전을 위해 필요한 면이지만, 너무 지나치면 내 생각만이 옳다는 오만함을 갖게 된다. 누구나 잘하는 것 하나쯤은 있다. 반대로 얘기해 보면, 못하는 것도 있다는 의미이지 않을까.
그래, 나는 자신감이 없는 게 아니라 지적 겸손함이 높은 거야.
나의 높은 지적 겸손함이 나에게, 타인에게, 공동체에게 좋은 영향력이 되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