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난 하나님의 사람이지.
새벽기도를 가는 길이었다.
달이 보였다. 하나님이 어서 오라고 반겨주는 듯 해 마음이 뭉클했다.
요즘, 일주일에 한두 번씩 새벽기도를 간다.
처음엔 가족과 남편의 권유로 두 번째는 내 의지로 이후에도 종종. 새벽길을 나선다.
가족과 남편이 권유한 이유는 내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었다. 우울증과 공황장애. 불안 강박은 참 삶을 힘들게 하고 주변사람들을 어렵게 만든다.
아침잠이 많은 나는. 그리고 무기력함이 바닥을 치고 있는 나는 새벽예배를 가는 것을 너무도 망설였지만, 남편의 말 한마디에 예배를 나섰다.
온유, 내가 하나님한테 내일 예배 자리에 온유 나온다고 오늘 얘기하고 왔어.
이렇게까지 권유하지 않았던 남편의 말을 들으니 왠지 새벽예배에 가면, 하나님이 내 병을 다 낫게 해 주실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너무도 기대를 하고 예배에 갔는데, 예배 자리에서 나는 또 숨이 차고 현기증이나 예배가 끝나고 기도를 하고는 겨우 교회를 나왔다.
조금 많이 속상했다.
그런데 집에 가는 길 내내 찬양을 들으며 가는데 몸은 아플지언정 마음이 너무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힘이 났다.
이후에 눈이 펑펑 내리는 날 새벽기도를 또다시 갔다.
지나가는 길에 건물들의 조명을 보며, 눈에 보이는 달빛을 따라가며, 내리는 눈을 맞으며 그렇게 예배당에 다시 갔다. 이번에는 병이 나을 거라는 기대가 아니었다.
그저 예배에 가고 싶었다.
역시나 숨이 차고 현기증이 났지만 또다시. 돌아오는 길에는 기쁨이 있었다.
세 번째 예배를 가게 된 계기는 조금 재미있다.
남편이 저녁에 내일 새벽기도 갈 거야?라고 묻는 말에 고민하며 소파에 앉은 순간. 야곱 이야기 동화책에 머리를 박았다. 아야!
남편이 웃으며 말했다. 야곱 아저씨가 너 예배 오라고 머리 콩 쥐어박으신 거야~
그래서 다음날 새벽기도를 나갔다. 놀랍게도 말씀 내용이 야곱 내용이었다. 여전히 숨은 차고 현기증이 났지만, 괜찮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예쁜 달이 또 보였다 오며 가며 하나님이 나를 보며 기뻐하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병이 나으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 그 덕에 하나님과 더 가까워진 것 같은 생각도 든다.
기쁘다.
역시 난 하나님이 사랑하시는구나.
하나님은 여전히 그 자리에 그곳에 계셨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