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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가 유독 힘든 날

바로 오늘이고 매일이다.

by 온유


육아가 유독 힘든 날이 있다.

그날은 사실 바로 '오늘'이고 '매일'이다.


첫째는 1학년이 되면서 배려심도 생겼지만 아직은 미숙한 나이이다 보니, 사실 4살과 별 다를 바 없는 순수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아주 완벽주의이고 늘 기대이상을 해내지만 그만큼 예민한 아이이기도 하다.


요즘 4살인 둘째는 떼쓰기와 고집이 생겨 그 큰 목청으로 자기주장을 하는 미운 네 살을 지나고 있는 중이다.


그 두 아이를 동시에 만나는 하원+하교 시간이 나에게는 문제이다. 밖에서 사회생활을 할 때는 수줍음과 예의바름, 바른 모습, 애교를 장착하던 아이들이 일과를 마치고 엄마를 만나면 짜증과 예민한 모습을 보이는 일이 잦다.


특히 학기 초인 지금 저들도 사회생활을 하는 게 힘이 들어서인지 쉽게 피곤해하고 피로가 쌓여 짜증을 많이 낸다.


처음엔 엄마인 나도 화가 많이 났다.

참기 어려운 분노로 아이들에게 샤우팅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아이들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니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했다.



그래 너희들도 힘이 들 테지. 너희가 경험하는 모든 곳에서 잘하기만 하면 너희들이 너무 힘들 거야. 엄마 앞에서라도 가장 좋지 않은 모습까지도 드러내는 시간도 있어야지. 그다음은 엄마가 참고 채워줄게.



이렇게 마음을 먹은 뒤로는

아이들이 짜증을 내기 시작하면 우선, '아! 이 아이들이 피곤하고 배고프고 졸리는구나'를 인지해 빨리 씻겨 집으로 들여보낸다. 그리곤 집에서 간식하나를 물려주면 아이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주 온순하고 사랑스러운 어린이들이 된다.


그럴 때면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구나 생각한다.

물론 계속해서 참아내기에는 마음이 넓은 엄마는 아닌지라 한계는 분명히 있다.

그럼에도 내가 채워줄 수 있는 만큼은 나도 엄마의 역할을 잘 해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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