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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지나가는 이의 위로가 더 큰 위로가 된다.

by 온유




어떤 날은 누군가 나를 이해해 주고 위로해줬으면 하는 날이 있다.

그런 날은 유독 나의 그런 마음을 알아주는 이를 찾지 못할 때가 있다.

특히 가장 위로를 바라는 가까운 사람들이 내 마음을 알아주지 못할 때는 더 속상하다.



우울증과 불안, 강박, 공황장애 증상이 생기면서부터 가까운 이들에게 서운하고 속상한 마음이 들 때가 있다.

본인의 힘든 이야기를 잘 얘기하는 편은 아니나, 어렵게 병에 대한 얘기를 꺼내면 돌아오는 대답은 '운동을 해서 체력을 키워봐', '마음을 강하게 먹고 긍정적으로 생각해 봐', '힘을 내봐', '약에 의지하지 말고 취미를 가져봐'. 였다.


처음에는 참 서운했다. 서운해하는 나의 연약함이 속상했다.


병에 대한 이해가 없을 때는 나도 내 병이 의지에 문제인 줄 알았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들은 걱정하는 마음을 담아 나에게 할 수 있는 만큼의 최선을 다해 위로를 한 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위로가 나에게 큰 위로가 되지 않았다. 물론 틀린 말이 아님에도 그 말들은 비수가 되어 나를 찔렀다. 내가 아픈 것이 의지가 없는 나의 탓인 것만 같아 마음이 상했던 것 같다.



최근, 브런치북을 연재하며 나의 이야기를 적어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나의 일상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시작했으나 오히려 위로를 받았던 것 같다.

첫 번째는 글을 풀어내면서 스스로를 위로하게 되었고 두 번째는 얼굴도 이름도 알지 못하지만 나에게 위로를 건네는 작가님들을 통해 내가 오히려 위로를 받았다.




그렇게, 때로는 가장 가까운 이들보다 지나가는 이의 위로가 더 큰 위로가 되기도 한다.

나도 누군가에게 예상치 못한 위로가 되길 오늘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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