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은 누군가 나를 이해해 주고 위로해줬으면 하는 날이 있다.
그런 날은 유독 나의 그런 마음을 알아주는 이를 찾지 못할 때가 있다.
특히 가장 위로를 바라는 가까운 사람들이 내 마음을 알아주지 못할 때는 더 속상하다.
우울증과 불안, 강박, 공황장애 증상이 생기면서부터 가까운 이들에게 서운하고 속상한 마음이 들 때가 있다.
본인의 힘든 이야기를 잘 얘기하는 편은 아니나, 어렵게 병에 대한 얘기를 꺼내면 돌아오는 대답은 '운동을 해서 체력을 키워봐', '마음을 강하게 먹고 긍정적으로 생각해 봐', '힘을 내봐', '약에 의지하지 말고 취미를 가져봐'. 였다.
처음에는 참 서운했다. 서운해하는 나의 연약함이 속상했다.
병에 대한 이해가 없을 때는 나도 내 병이 의지에 문제인 줄 알았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들은 걱정하는 마음을 담아 나에게 할 수 있는 만큼의 최선을 다해 위로를 한 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위로가 나에게 큰 위로가 되지 않았다. 물론 틀린 말이 아님에도 그 말들은 비수가 되어 나를 찔렀다. 내가 아픈 것이 의지가 없는 나의 탓인 것만 같아 마음이 상했던 것 같다.
최근, 브런치북을 연재하며 나의 이야기를 적어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나의 일상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시작했으나 오히려 위로를 받았던 것 같다.
첫 번째는 글을 풀어내면서 스스로를 위로하게 되었고 두 번째는 얼굴도 이름도 알지 못하지만 나에게 위로를 건네는 작가님들을 통해 내가 오히려 위로를 받았다.
그렇게, 때로는 가장 가까운 이들보다 지나가는 이의 위로가 더 큰 위로가 되기도 한다.
나도 누군가에게 예상치 못한 위로가 되길 오늘도 바라본다.